메인화면으로
어! ‘악마’에 이런 뜻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어! ‘악마’에 이런 뜻도?

새 연재-엉뚱이 사전 <1>

"사전은 악의적 문인들이 언어 성장을 방해하기 위해 고안해 낸 것으로 언어를 고정화시켜 탄력성을 잃게 한다."

19세기 말 영국 한 주간지에 연재됐던 암부로스 비어스(Ambrose Bierce)의 <악마의 사전>에 나오는 '사전(Dictionary)' 항목에 대한 설명이다.

다시 말해 사전은 언어의 진화를 막는 장치라는 것인데...
하기야 진화뿐일까. 19세기 아닌 21세기 오늘에 다양화·정보화에 휩쓸린 어느 단어 하나라도 복합적 의미를 지니지 않은 것이 드물고 성장·진화 속도 또한 어지럽다.

오늘부터 선보이는 '엉뚱이 사전'은 우리 주변에 드러나는 언어들을 일단 '엉뚱한' 시각으로 살펴보면서 사전이 억압하고 있는 언어의 탄력성을 되찾고자 고안된 글이다. 독자 여러분도 적극 참여하시길 기대한다. 필자

***악마(惡魔)[명사]**

사람들의 기도를 대부분 들어주는 해결사다.

악마에게는 사람들이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 것, 욕망 충족이나 권세 부유함 등등을 해결해 줄 능력이 있다. 그러니 사람들의 이런 기도를 듣고 응답해 주는 것은 악마일 수밖에 없다. '욕망'의 많은 부분은 분명 그들의 영역이니까. 아마 복권 당첨 같은 것도 해당될지 모르겠다.

톨스토이의 단편 '지옥의 붕괴와 그 부흥'에 나오는 악마의 말을 들어 보자.

"인간들은 이제 그 자(아마 그리스도일 것이다)의 가르침이 아닌 그 자의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 나의 가르침을 믿기 시작했다."

지금 신불의 가르침이라 알려진 내용 속에 악마의 속삭임이 얼마나 많이 섞여 들어 있는가. 현실적인 성취를 위해서는 악마에게 기도해야 한다.

"자기 악마!"
30여 년 전 이 땅의 연인들은 상대를 이렇게 부르기도 했다.

참 좋은 악마. 그러나 기도를 들어준 악마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자를 붙여서 빼앗아 가는 수도 있으니 이 점 조심해야겠지. 또 있다. 그 인연으로 악마들의 멋진 땅, 지옥행도 자동적으로 예약된다. 그곳엔 영원히 인구 과밀현상도 있을 수 없다. 무간(無間)이므로.

***필자 소개**

필자는 1966년부터 32년 동안 중앙 일간지의 기자, 문화부장, 논설위원 등을 역임한 언론인. 일선에서 물러난 후 '사나소'란 필명으로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사나소는 순수 우리말 무속 진언(眞言) '사나소서'(살아나소서)의 줄임말. 저서로는 프레시안에 연재 후 내놓은 '저승 그곳 문지방 넘나드는 이야기-인간 생사에 대한 아주 유별난 보고서'(이론과 실천, 2002년 8월)가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