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이라는 숫자가 특정인에 대한 욕설을 연상케 한다며 '2MB18nomA'라는 트위터 계정을 차단하더니, 본격적으로 SNS를 감시하겠다고 한다. 그것도 단 10명이.
방통심의위 뉴미디어 심의팀은 7일부터 트위터, 페이스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팟 캐스트 등 SNS로 대표되는 뉴미디어 일제 단속에 들어갔다. 70년대 '새마을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전 국민이 '쥐 박멸'에 나섰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묻지마식 단속'이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방심위의 뉴미디어 심의팀 신설은 "2012년 총선, 대선 정국을 앞두고 정치적 의사표현물을 본격적으로 심의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유권자의 자유로운 선거 참여를 위한 '공직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가 10.26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김제동 씨의 '투표 독려'가 선거법 위반이라며 수사에 나설 예정이어서 앞으로 SNS 심의 논란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렇듯 기존법으로 SNS를 심의할 뚜렷한 기준은 없지만, 현재 SNS 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애매한 점을 정리해 줄 'SNS 애정남녀'가 지난 2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오찬 비밀회동을 하고 SNS 표현의 자유를 사수하기 위한 도원결의(桃園結義)를 했다.
"우리 사회는 현재 두 가지 상반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하나는 종합편성 채널이고 하나는 1인 미디어인데, 종편은 자본에 종속된 형태이고 1인 미디어(SNS)는 개인이 바로 언론이 되는 것"이라며 두 매체의 불꽃 튀는 전쟁을 예고한 꽃미남 변호사, 장유식. 그는 "'1인 미디어의 승리'를 위해 훈수를 둘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생각을 나누고,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 SNS는 점점 개인화, 파편화되는 고속사회 속에서 연결을 통해서 인간다움을 유지하려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이 취미인 참여연대 새내기 변호사, 김남희. 그녀는 "SNS는 인간적인 끈이다. 이를 낱낱이 파헤쳐 내용을 해부하고 사회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라고 항변했다.
SNS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다양한 사례를 'SNS 애정남녀, 장유식과 김남희'가 법 중의 최고법인 '헌법'과 '선거법' 그리고 '정보통신망법' 등에 따라 깨알같이 분석,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첫 행동에 돌입한다.
★ <프레시안>과 참여연대 시민감시팀은 SNS 단속 사례별, 친절한 설명과 대응 방안을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려 합니다. 궁금한 점은 참여연대 유권자자유네트워크 법률지원단 트위터 @youjanet 또는 <프레시안> sns@pressian.com으로 보내주세요.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 부탁합니다. |
사례 1. "팟캐스트 라디오 <나는 꼼수다>의 국회의원 낙선송을 트위터로 리트윗하는 것도 심의 대상이 되나요?"
● SNS 애정男, 장유식 변호사
얼마 전에 방송통신심의위(방심위, '방'정 맞고 '심'난한 '위'인들 맞죠?)에서 2MB18nomA에 대해서 트위터 계정 접속차단을 의결했잖아요. 계정 이름이 누군가를 연상시킬 순 있지만, 그렇다고 그게 불법적이거나 해로운 건 아닌데 말이죠. 한마디로, 방심위가 오버한 거였죠.
그런데 문제는 그런 일이 <나꼼수> 낙선송에도 일어나지 말라는 법 없다는 겁니다. 아마 방심위 또는 선관위는 <나꼼수> 낙선송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우길 것 같습니다.
전가의 보도, 선거법 제93조 1항 단서가 있으니까요(보통 사람들 숫자 나오면 알레르기 생기지만, 제93조 1항은 기억해두자고요. 시간 나면 한번 찾아보기도 하고요).
트윗, 리트윗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행위라는 거죠(참, 사람 미치게 하는 조항입니다). 내년 4월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으니까 지금은 바로 딱 금지기간(선거일 전 180일)에 해당합니다.
만약 방심위 또는 선관위가 그런 얘기를 한다면 믿어야 할까요? 현행 선거법을 그대로 인정한다고 치고요.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트위터가 선거법 제93조 1항에서 규율하는 매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좀 복잡한데요. 곧 헌법재판소에서 긍정적 결정이 나올 것을 예상되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보지요.
다음으로 우리 헌법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있는데요, 트위터를 비롯한 SNS는 소통의 수단이자 1인 미디어의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최대한도로 보장되어야 하고 <나꼼수> 낙선송은 전형적인 정치적 의사표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 같은데, 왜 이런 얘기를 해야 하는지 좀 답답하시죠?
현행 선거법이 제93조 1항을 비롯해서 독소조항이 많고, 선관위나 경찰, 검찰에서 그나마도 자의적인 해석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뭘까요? 선거법이 뭐가 문제인지 잘 살펴보고, 개정을 요구하고, 애매한 것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의견을 드러내고, 그래도 자꾸 집적대면, 쫄지 말고 행동해야 합니다!!
● SNS 애정女, 김남희 변호사
트위터에서 리트윗하는 건 일종의 "공감" 표시 아닌가요?
"어, 쟤가 하는 말이 꽤 마음에 드는데? 좀 쌈박한데? 재미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면,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버튼을 누르거나, 블로그에서 '공감'을 누르는 것처럼, 트위터에서는 리트윗하지요. '내 친구(팔로워)들에게도 소개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하는 아주 소소한 몸짓, 대화에 불과하답니다.
그런데 이런 리트윗이 문제가 된다고요? 트위터 안 써보셨나요?
하루에도 수백 개, 수천 개씩 올라오고, 연이어 다음 글들이 올라오면 몇 시간 전에 무슨 대화가 오고 갔는지 다시 찾기도 어렵게 사라져 버리잖아요. 그냥 우리가 하는 말이 매일매일 지나가듯 그렇게 트위터에도 우리의 대화와 생각들이 오고 가고, 또 흩어져 사라져가는 것이죠.
전 트위터는 일종의 '대화'고 '공감의 표시'라고 생각해요. 그날그날 하는 대화들, 공감하는 마음들을 전부 까놓고, 네가 하는 이런저런 말들이 명예훼손이 되고, 선거법 위반이 된다고 하면 그 얼마나 청천벽력 같은 말인가요?
그리고 '낙선송'이 무슨 죄인가요? 그냥 흥겨운 노래에 가사를 붙인 것이 아닌가요?
한미FTA 비준 동의안에 찬성한 의원들 이름은 뉴스에도 나오고, 신문에도 나오는 사실인데, 이걸 흥겨운 노래로 만들었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미FTA에 찬성한 의원님들이야 '한미FTA가 구국의 결단'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니 찬성한 사실이 명예훼손이 되는 것도 아니지요.
또 원래 한미FTA에 찬성한 사람들은 그 국회의원들을 지지할 것이고, 한미FTA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분들을 찍지 않을 것이니, 특별히 누가 당선되거나 당선되지 못하게 하는 행위로 선거법 위반이라고 볼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한미FTA는 대부분 국민들이 원하고 있다는 것이 한미FTA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의 주장 아닙니까? '낙선송'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이분들의 주장과 모순되는 것 같은데요?
왜 이런 좋은 노래를 심의하려는 거죠? 심의해서 어떻게 하실려고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 가네요.
▲ 11월23일자 "기억하자! 151명", 한미 FTA 날치기 명단 ⓒ프레시안(손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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