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목숨을 직접 겨냥한 미국의 1차 공습 이후 3시간만에 그가 이라크 국영 TV에 나타나 결사항전을 다짐한 것을 놓고 미국이 그의 생사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아리 플레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2가지 핵심적 이슈가 있다. 하나는 과연 그 인물이 사담 후세인인가, 아닌가? 우리는 아직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 연설은 녹화된 것인가,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아직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20일 오후(미 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의 말을 빌어 이라크 TV에 나타난 후세인 대통령은 본인이 분명한 것으로 보이지만 연설은 녹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 중앙정보국(CIA) 정보분석관들은 후세인 대통령의 연설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정밀분석하고 있으나 아직 명확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뉴욕타임스도 이날 중앙정보국 분석관들이 TV 연설에 나타난 후세인의 얼굴 및 음성과 실제 후세인의 그것들을 비교분석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얼핏 보아서는 TV 이미지와 기존에 알려진 얼굴 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카메라 앵글이나 조명, 세월의 경과 등 사소한 요소 등에 의해 다르게 비쳐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들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비디오테이프에 대한 초기 분석 결과 TV에 나타난 인물은 후세인 본인인 것으로 보이며 이른바 '대역(body-double)'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세인은 최소한 1명 이상의 대역을 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세인의 연설이 생중계가 아닌 녹화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미 정보기관 내에서는 후세인이 미국의 1차 공습때 사망했거나 부상한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돌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한 미국 관리는 "후세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비디오를 보면 송출이 시작됐다가 잠깐동안 멈췄으며, 이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됐다는 점에서 녹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후세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우리는 모른다"면서 "그러나 만일 그가 살아 있다면 다음에는 2천파운드짜리 폭탄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후세인을 겨냥한 1차 공습 결과의 평가분석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앞으로도 후세인 등 이라크 고위관리들을 겨냥한 공격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것은 시작일 뿐이다. 그것이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후세인 정권의 운명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1차 공습은 "매우 좋은 정보"에 기초한 것으로서 공격대상은 "이라크 지도부의 거처"라고 말했다. 그는 또 TV에 나타난 인물이 후세인 본인이냐는 질문에 대해서 "그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토론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9일 오후 후세인 대통령이 바그다드 남부의 안가에서 고위측근과 함께 회의를 열고 있으며 향후 수시간 동안 머물 것이라는 정보에 따라 이 가옥을 향해 40발의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3시간 후 후세인은 이라크 TV에 나타나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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