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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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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77>

미 증시 대폭락의 배경

미국 증시가 대폭락한 것은 향후 세계 경제를 조망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서가 된다. 오늘은 그 이유와 배경에 대해 음양 오행을 통해 얘기하고자 한다. 그러나 오늘 글은 사전 얘기가 좀 길기 때문에 음양 오행을 통한 설명은 글의 뒷부분에 윤곽만 제시될 것이다.

미국 증시가 대폭락을 보인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현 세계 경제 시스템에 대해 상식적인 얘기를 먼저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미국이 무역수지 면에서 엄청난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시다시피 결제를 자국 통화인 달러로 하기 때문이다.

국제자금이동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한국의 어떤 기업이 미국으로 수출을 해서 달러로 대금을 받으면, 국내 거래 은행에서 달러를 우리 돈으로 바꾸어서 받게 된다. 그러면 원화를 내어주고, 달러를 지니게 된 국내 은행은 그 달러를 그 은행의 미국 현지 지점을 통해 미국 금융시장에서 운용하게 되는데, 그 주된 운용대상이 미 재무부 채권이다.

미국은 작년 한 해만도 3천억 달러 가량의 무역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이미 수십 년간 지속되어온 만성적 현상이다. 그리고 무역 적자의 누적액은 고스란히 각 나라들의 달러 보유고가 되었다. 우리도 IMF 위기 이후 열심히 달러 보유를 늘려왔다. 우리나 일본, 동남아 각국과 중국 등은 달러 보유의 대부분을 미 재무부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난 점은 재무부 채권의 금리는 미 연방은행이 결정한다는 점이다. 물론 채권시장에서 자유경쟁을 통해 금리가 늘 변동하긴 하지만, 기준 금리는 연방은행이 정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독자가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리게 되면 금리는 채권자의 입장인 은행이 결정하는 법이지, 채무자인 독자가 결정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채무국인 미국은 금리를 스스로 결정하고, 채권국들은 주는 대로 받고 있으니 말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각국의 중앙은행이나 상업은행들이 달러 대신에 유로화로 바꾸기로 마음먹는다면 거기에 아무런 제약이 없건만, 죽으나 사나 대부분의 채권국들은 앞서의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여전히 달러가 가장 믿을 만하기 때문이다. 금리가 다소 낮은 편이라 하더라도 유사시에는 달러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미국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인이자 결과의 하나이다. 이를 달러 시스템이라 한다. 최근 유럽연합이 유로(Euro)라는 이름의 단일 통화를 만들어 달러 시스템에 반기를 들긴 했지만, 별무신통이다. 아직까지 달러 시스템은 요지부동인 것이다.

전 세계 각국이 달러를 신봉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지구상에서 미국이 여전히 제일의 신용을 지녔다는 의미가 된다. 해마다 엄청난 무역수지 적자를 내고 있지만, 그래도 믿을 놈은 미국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늘날 개발도상국이 발전하는 길은 오로지 미국 시장으로 물건을 수출하고, 달러를 벌어들이는 길밖에 없다. 일본이 그랬고, 우리가 그랬으며, 동남아 또한 마찬가지이며, 지금은 인도와 중국이 열심히 그 길을 가고 있다.

달러 시스템 하에서 미국 무역수지 적자의 누적액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먼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미국 국민들이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고, 바로 과잉소비인데, 미국인들의 과잉소비야말로 오늘날 글로벌 시장 체제가 돌아가는 근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역적자 누적액이란 그간 미국인들의 과잉소비 누적액이라 할 수 있다.

과잉소비 누적액이 그간 엄청나게 불어났지만, 달러가 결제통화이므로, 환 위기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언제까지 저런 과소비를 지속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수많은 경제학자들을 의아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무역 적자가 그토록 많은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별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바람에 개발도상국들은 물론 우리와 같은 수출 의존형 경제가 먹고 살 수 있으니 이런 기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한 번 해보기로 하자.

현재 대부분의 무역 적자로 인한 생긴 각국의 달러 보유는 대부분 미 정부의 채권에 재투자되지만, 상당 액수는 펀드를 통해 미국 주식시장으로 유입된다.

재무부 채권에 대한 이자는 연방정부가 내고 있고, 결국 연방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에서 나온다. 미국의 일년 총생산(GDP)은 대략 10조 달러이고, 작년 미국의 무역적자는 약 3천5백억 달러였다. 무역적자의 70% 정도가 재무부 채권으로 재투자된다면, 대략 50년 정도가 되면 그 누적액이 미국의 총생산액과 대등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무역적자는 이미 수십 년이나 된 현상이니, 이제 얼마 안 가서 미국 총생산과 대등한 수준이 될 것이다. 무역적자 누적액과 총생산이 같다는 것은 그간 미국인들의 과잉소비액이 일년간 총수입과 같다는 얘기이다.

이 때 연방채권의 금리가 3% 라 가정한다면 이는 미국인들이 일년간 생산한 가치 중에서 3% 만큼은 해마다 꼬박꼬박 다른 나라의 기업이나 경제 주체에게 지불된다는 얘기가 된다. 이 때 미국의 성장률이 3 % 이하라면 사실상 미국의 성장은 그만큼 뒷걸음치고 있다는 것이고, 장기적으로 미국의 국력은 약해질 것이다(여기서 인플레이션은 감안하지 않았다).

무역적자는 다른 나라의 달러 보유가 되고 미국으로서는 빚이 된다. 이처럼 빚이 많은 미국이지만, 여전히 요지부동인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리 달러가 세계 최고의 신용을 지녔다고는 하지만, 결국 달러는 미국이 발행한 무담보 어음에 불과한 것인데, 영원히 그럴 수는 없을 것인데 말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은 이미 제시되었고 실행되었다. 해법을 찾아낸 사람은 미 연준 이사장인 그린스펀 이었다. 물론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장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동의했을 것이다.

그 방법은 우선 금리를 높여서 증시를 붕괴시킨다. 증시의 하락 흐름이 기정 사실로 굳어지면, 금리를 순차적으로 그리고 초 저금리 수준까지 내리는 방법이었다.

이것이 바로 지난 2000년 초부터 나스닥과 다우가 하락을 시작한 이유이다. 미 연준이 계속적으로 금리를 높인 결과 증시의 하락이 시작되었다. 이 바람에 미국에 투자하고 있던 유럽 부호들을 비롯한 전 세계 투자가들은 작년과 올해, 대폭락으로 엄청난 돈을 날려 버렸다. 날린 액수만큼 미국의 채무는 줄어든 셈이다. 비(非)미국계 투자자들의 실질 손실액은 필자 추산으로 약 2조 달러 가량이다.

그리고 나서,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금리를 내리면 채권 금리도 떨어진다. 지금의 금리는 인플레를 감안하면 사실상의 마이너스 금리이며, 수십 년만의 저금리다. 이 상태가 몇 년 계속되면, 이자 지불이 줄어든 만큼 미국의 부담은 대폭 경감된다(금리가 내리면 채권가격이 올라가는 것 아니냐고, 금융을 좀 아시는 분은 반문하시겠지만, 상승된 채권가격은 나중에 다시 하락시키면 문제는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증시가 대폭락했지만, 금방 다시 주가 지수가 올라가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필자의 계산으로는 앞으로 적어도 십 년간은 낮은 주가가 유지되어야 장기 투자성 외국인들이 손을 털고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 몇 번의 금리 조정을 통해 채권의 가격도 심한 변동을 보일 것이다.

현재 미국은 세계경제의 불황을 우려하는 것이 아니고,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것이 진실이다. 그린스펀이 금리를 내렸는데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곤혹스런 표정을 짓는 것은 사실 연기 내지는 쇼에 불과하다.

지금의 조치는 그간 미국인들의 과잉소비로 인한 무역적자의 누적액을 털어내고, 경제적으로 종속된 나라들을 슬슬 다루어서 복종토록 하며, 시장경제로 전환하여 이미 세계 경제 시스템 안으로 들어온 이후 부쩍 크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우익 부시 행정부와의 교감도 당연히 있었을 것이다.

중국은 몇 년 사이 놀라운 성장을 보였으며, 세계무역기구(WTO)에도 가입했지만, 알고 보면 쥐약이었음이 조만간 밝혀질 것이다. 중국은 몇 푼 버는 재미에 미국의 그물망(달러 시스템)안으로 완벽히 들어왔다. 이제 그물의 끈을 죄기만 하면, 누런 용(龍)을 포박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지금까지의 얘기를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인 음양 오행을 써서 정리하기로 하자.

미국의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은 일본이 버블로 인해 1989 己巳년에 무너진 뒤인 1993년, 癸酉년부터였다. 계수의 나라인 미국이 월남전을 통해 상실한 국력을 되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흐름은 기본적으로 12년 한 순환 주기로 이루어진다.

1993년 계유년에 다우 지수는 3500선을 넘어섰고, 나스닥은 650선을 돌파했다. 이것이 버블의 출발점이다. 나스닥 시장과 벤처 붐을 조성하면서, 엄청난 액수의 외국인 돈(달러)이 채권시장에서 주식 시장으로 이동했다.

계유년의 출발은 1999년 己卯년, 충(衝)이 되는 해까지 이어지면서 최고봉을 형성했다. 특히 나스닥의 폭발적인 상승에 철부지 언론들은‘신경제’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었고, 전 세계의 부(그간의 미국 무역적자 누적액)가 모조리 미국 증시로 흘러들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계유년에 상승을 시작한 주가 상승은 기묘년 말에 가서 정점에 달했으니, 2000년 庚辰년부터 하락을 시작한 주가는 기본적으로 2005년 乙酉년에 가서야 일차 하락이 정리될 것이다. 그 때 다우 지수는 3500선으로 복귀해 있을 것이고, 나스닥은 650선 밑으로 복귀해 있을 것이며, 그로써 엄청난 부를 소멸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의 무역 적자로 인해 해외로 나갔던 달러가 거의 소멸된다는 얘기다.

필자는 미 증시의 붕괴를 촉발한 미국 금리의 움직임이 의도된 것이냐 아니냐를 놓고 상당히 오랫동안 숙고해 왔다. 그리고 그 결론은 의도적이라는 것이다. 필자가 그린스펀이라고 해도 그 길로 갔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놀랍고 부러운 것은 미국의 현 집권 세력이 대중의 인기를 떠나 그같은 고육책(苦肉策)을 군말 없이 수용했다는 점이고, 또 하나 생각나게 하는 것은 미국을 움직이는 것은 부시 행정부가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는 더 높은 계층에서의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존재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

그리고 乙酉년을 지나면, 세계 경제는 다시 활황으로 돌아설 것이냐고 필자에게 물어온다면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필자의 대답이다.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은 다음 기회를 빌어 얘기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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