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6일 앞둔 13일 정몽준과 이인제가 마침내 전면에 나섰다. 오랜 좌고우면 끝에 마침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는 이날 오전 노무현 민주당후보와 회동후 이날 오후 대전지역 유세부터 함께 나선다.
이인제 자민련 총재권한대행은 이날 이회창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한 뒤 자신의 텃밭인 충청지역에 내려가 지지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첫날부터 같은 지역에서 격돌할 전망이다.
***지역적 영향력의 범주**
그동안 정가 및 언론계에서는 과연 이들의 지원유세가 막판 대선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다각도로 분석해왔다. 아울러 '정몽준 변수'와 '이인제 변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파괴력이 있을지를 놓고도 저울질이 계속돼왔다.
비록 노무현 후보가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를 계속 앞서고 있으나, 아직까지 부동층이 20%대에 이를 정도로 많은 만큼 부동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충청, 부산ㆍ경남(PK), 강원 등의 지역에서는 '변수'가 막판 판도에 큰 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수 전문가들은 일단 '정몽준 변수'가 '이인제 변수'보다 파괴력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지역적 영향력'의 범주에서부터 그러하다.
정몽준 대표는 이날 오후 대전 집회를 시작으로 수도권-충청-PK지역을 노무현 후보와 함께 돌 예정이다. 이들 지역에서 '후보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에서다. 이는 아울러 후보단일화 전에 정몽준 대표를 지지했다가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이들 지역의 부동층 유권자들을 노 후보 쪽으로 빨아들이겠다는 얘기도 된다.
정몽준 대표는 이와 별도로 강원-충청-호남지역에서는 혼자서 유세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원 등의 부동층도 끌어들일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정 후보는 특히 네번이나 연이어 당선된 인구 1백20만의 울산에서 막강한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있어 민주당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에 이인제 대행은 주로 충청권에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좀처럼 지지율 격차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부동층이 크게 늘어난 충청지역을 집중 공략함으로써 이회창 후보를 돕겠다는 계산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두 사람의 활동반경이 다른 것 자체가 두 사람의 '파괴력' 차이를 예고하는 한 증거로 해석하고 있다.
***'포지티브' 대 '네가티브'**
다음은 두 사람의 '이미지'가 갖는 파괴력 차이다.
정몽준 대표의 경우 '포지티브 이미지(긍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후보단일화후 공조문제를 놓고 2주 이상 실랑이를 하는 바람에 상당한 이미지 쇠락이 있었으나, 지난 달 25일 후보단일화때 보여준 '깨끗한 승복'의 자세는 지금도 유권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다.
반면에 이인제 대행의 경우는 '네가티브 이미지(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민주당 국민경선과정에 노무현 후보의 약점만 공격하는 네가티브 전술로 인해 그런 이미지가 강해졌고, 두 차례의 경선 불복도 이런 이미지를 심화시켰다.
아울러 자민련이 이번에 "자민련 이름으로는 특정후보를 지지하지 않되 개인 자격으로는 후보지지를 허용"키로 한 교묘한 '더블 플레이'가 이런 이미지를 한층 심화시키고 있다.
현재의 상당수 유권자들이 부동층화된 한 요인이 구시대 정치권이 보여온 네가티브 이미지에 식상한 점이라는 대목을 고려하면, 네거티브 이미지가 강한 쪽이 파괴력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선거결과에 따라 '정치생명' 갈릴듯**
최근 한 메이저신문의 편집국 책임자는 경제계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자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여주며, 금명간 선거전에 출현할 게 확실한 '정몽준 변수'와 '이인제 변수' 중 어느 쪽이 더 파괴력이 클 것인가가 막판 대선에 주요변수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이 관계자는 "얘기를 들어보니 암만 해도 정몽준 변수의 파괴력이 큰 것으로 분석하며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과연 전문가들의 분석대로 어느 쪽의 '파괴력'이 더 클지는 뚜껑을 열어보면 확실한 답이 나올 것이다. 아울러 그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의 정치생명도 확연히 구별될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정치생명을 건 도박을 시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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