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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은 이겼으나 미국의 대테러전쟁은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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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은 이겼으나 미국의 대테러전쟁은 패배"

고어, "부시 이라크전 계획은 중간선거용" 맹비난

차기 미 대선에서 부시 현 대통령과의 재대결이 유력시되는 앨 고어 전 미 부통령이 부시행정부의 이라크 침공 계획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부시행정부가 국제테러의 직접적 근원인 알카에다 소탕을 제체둔 채 새롭게 이라크전 계획을 추진한 것은 중간선거 승리를 위한 국내정치용 전략이었으며 이로 인해 미국의 테러 위협은 지난 해 9.11때에 비해 조금도 감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주요 언론의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고어 전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하룻동안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자그마치 10번의 인터뷰를 갖고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계획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지난 2000년 대선에 플로리다주 개표 논란 등을 겪은 끝에 부시 후보에게 석연치 않은 패배를 당했으며 차기 미국 대선에서 부시 현 대통령과의 재대결이 유력시되고 있는 인물이다.

고어 전 부통령은 일련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국제테러의 직접적 원인인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고 알카에다를 소탕하지 못한 것은 부시 대통령이 11월초의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테러와의 전쟁은 내팽개둔 채 "사담 후세인과의 전쟁을 고취하는 북 치기"에만 골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 결과 미국의 테러 위협은 지난해 9.11 직전에 비해 전혀 감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어 전 부통령은 부시행정부의 테러와의 전쟁은 초점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 소탕을 제쳐둔 채 이라크와의 전쟁이라는 전혀 새로운 계획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테러전쟁의 성패는 알카에다 조직을 와해시키고 그들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무력화시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드러나고 있는 것처럼 (발리 테러, 빈 라덴의 육성테이프 발표 등) 그들은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이 전혀 성공을 거두지 못한 원인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라크전이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전쟁에 모든 초점을 맞추기로 한 부시 대통령의 결정에 있다."

그는 아프간은 "다시 혼란에 빠져들고 있고" "오사마 빈 라덴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으며" "알카에다는 조직을 재정비, 중앙정보국에 의하면 9.11 직전과 마찬가지로 미국에 심대한 타격을 입힐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 그 와중에 (부시) 대통령은 중간선거 선거운동에 나서 사담 후세인과의 전쟁을 고취하는 북 치기에만 열중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후세인은 폭군으로 축출돼야 하며 우리가 후세인과 싸워야 할 이유는 물론 매우 많다"고 인정했으나 "그러나 지금 당장 우리를 죽이려는 테러조직이 우리 눈앞에 있다"면서 대테러전쟁의 급선무는 알카에다 소탕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둔 2개월동안 부시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지휘하는 대신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담 후세인을 주제로 한 선거운동을 벌였다"면서 "이제 빈 라덴이 살아 돌아왔고 우리는 (대테러전쟁에 투입돼야 할) 귀중한 시간과 노력을 잃어버렸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공화당은 상ㆍ하원을 장악하는 승리를 거두었지만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패배했다"면서 "이제 미국은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어 전 부통령은 부시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통해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미 국민의 자유와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청과 비밀재판의 광범위한 허용 등으로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반 시민의 사생활에 대한 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대형(Big Brother)이 지배하는 세상과 같은 악몽같은 미래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져 왔다"면서 그러나 "부시행정부는 역대 어떤 행정부도 허용하려 하지 않았던, 대형의 세계로 나아가는 운명적인 첫발을 내디뎠다"고 비판했다.

부인 티퍼 여사가 함께 펴낸 2권의 책 홍보를 위한 전국 투어를 이용해 이처럼 부시행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한 고어 전 부통령은 자신의 재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고어 전 부통령의 이같은 부시 비판은 2004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고어 전 부통령의 이같은 비판에 대해 백악관의 클레어 부캐넌 대변인은 근거없는 비판이라고 일축하면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미 국민은 물론 전세계 국가들을 단결시키고 있으며 테러와의 전쟁은 미 국내외에서 커다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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