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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결국은 대북대화에 참여하게 될 것"

"우방국 지원 없이 강경책 지속은 불가능"-英 FT 보도

대북 중유지원 중단 등 미 부시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으로 한미관계는 물론 동북아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나 미국은 결국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미 외교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미국 입장은 포용 주창자들에겐 좌절(US stance is setback for advocates of engagement)' 제하의 기사에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우드로 윌슨 인터내셔널 센터 소장인 리 해밀턴을 말을 빌어 “(대화 외의) 다른 옵션은 북한 고립과 적대 정책인데 다른 나라의 지원 없이는 할 수 없고 미국은 지금 그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대화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부시행정부가 한ㆍ일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12월 이후 대북 중유지원 중단을 관철시킴으로써 "한국과의 사이가 이상해졌을 뿐 아니라 이미 이라크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에 직면해 있는 시기에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위험을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이어 보수파 분석가인 니컬러스 에버스타트(AEI)의 말을 빌어 부시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북한과의 대화보다는 "북한의 경제 고립과 봉쇄를 심화시키길 원하는 사람들"의 승리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그러나 "(이번 결정은) 미국이 지금까지 택해 온 역내 우방들과의 협력이라는 공감대 중시 정책을 손상시킬 것 같다."면서 "에버스타트도 인정했듯 '우리가 얼마나 봉쇄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한국의 대선과 이라크 사태 같은 다른 요인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특히 KEDO 사무총장과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하고 현재 터프츠대 법률 및 외교 대학원 원장인 스티븐 보스워스가 “우리가 미국식 해법을 강요한다는 인상을 한국에 조장하는 것은 장기적인 이해관계에 매우 해로울 것이다. 우리는 한국 의견을 중시하는 방도를 찾아야 한다”면서 한국과 협력하지 않는 위험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보스워스는 또 "한국은 핵 무장한 북한을 원치 않으나 지금의 한국 정부 뿐 아니라 어느 후속 정부든 북한과의 대결 정책을 추진하려 하지 않는다”고 밝혀 부시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이 한국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음을 강조했다.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이같은 관측은 현재의 북한 핵위기 해결과정에서 한국정부의 역할이 결코 작지 않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다음은 FT 기사의 주요 내용.

***'미국 입장은 포용 주창자들에겐 좌절'/FT, 15일자**

중유를 실은 공해상의 유조선 1척이 이렇게 큰 정치적 비중을 가져본 일이 없다. 지난 달 이 배가 싱가포르를 떠나 북한으로 출발했을 때 국제 외교가는 유조선의 목적지 도착을 허용할 것인가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 논쟁은 14일 뉴욕 회담에서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유조선에 모든 관심이 모아져 있음에도 불구, 이것은 미 행정부가 북한의 핵 개발 시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더 큰 논쟁을 가시적으로 보여 준 것에 불과하다.

미국의 눈에는 이 고백이 엄밀하게 볼 때 94년 기본 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 해도 동 합의를 훼손시킨 것이다. 이 협정에 따라 미국과 우방들은 북한에게 연료 지원과 경수로 건설을 동의한 것이다. 한국, 일본, 유럽과 미국은 몇주간 회담을 가진 뒤 14일 11월 중유 선적분이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경수로 공사 추가 지원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가 내린 이 결정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더욱 강화되었음을 보여 준다.

이렇게 함으로써 미국은 '햇볕정책'을 통해 대북 경협 강화를 모색해 온 한국과의 사이가 이상해졌을 뿐 아니라 이미 이라크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에 직면해 있는 시기에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위험을 안게 됐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회의를 앞두고 더욱 공격적인 입장을 택하기로 한 결정은 KEDO 이사국들의 합의를 끌어내려는 전술적 조치라는 면도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미 행정부내 다수가 클린턴 대통령에게서 물려 받은 제네바합의를 본능적으로 혐오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미 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에 따르면 미국은 외교적 포용을 믿지만 클린턴보다는 조금 더 강경한 견해를 가진 매파적 포용 유형과 포용을 위험한 시간 낭비로 보면서 북한의 경제 고립과 봉쇄를 심화시키길 원하는 사람들로 나뉘어져 있다. 에버스타트에게 미국의 이번 결정은 후자를 찬성하는 사람들에게 승리를 예고해 주는 것이다.

“봉쇄정책으로 가는 첫 걸음인 것 같다. 미 정부의 포용 대표측과 삼류 논객에게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그는 말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핵무기 확산문제를 다뤘던 국방부 관리였고 지금은 핵무기 확산금지정책 교육센터 소장인 헨리 소콜스키도 이런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굳히기의 시작이다. 대통령은 기본 합의를 끝내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핵 정보의 이전도 막혀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번 결정은 또 북한이 비밀 핵무기를 과시하고 있는 때에 중유를 계속 지원하면 미국이 약해 보일 것이라고 관측통들과 공화당 내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비판을 반영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내년 중유 지원 예산이 의회에 상정되면 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제 북한을 봉쇄하고 경제 고립을 심화시킨다는 행정부 내의 방향 감각은 딕 체니 부통령, 국방부, 국무부의 존 볼튼 차관 등의 지원을 받아 더 명료해진 반면 이 정책은 긴장 고조라는 심각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런 정책은 미국이 지금까지 택해 온 역내 우방들과의 협력이라는 공감대 중시 정책을 손상시킬 것 같다. 게다가 에버스타트도 인정했듯 “우리가 얼마나 봉쇄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한국의 대선과 이라크 사태 같은 다른 요인에 좌우될 것”이다.

한국과 협력하지 않는 위험은 전 KEDO 사무총장이며 현재 터프츠대 법률 및 외교 대학원 원장인 스티븐 보스워스가 부각시켰다. “우리가 미국식 해법을 강요한다는 인상을 한국에 조장하는 것은 장기적인 이해관계에 매우 해로울 것이다. 우리는 한국 의견을 중시하는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그는 말하고 “한국은 핵 무장한 북한을 원치 않으나 지금의 한국 정부 뿐 아니라 어느 후속 정부든 북한과의 대결 정책을 추진하려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더욱 강경해진 말투에도 불구, 우드로 윌슨 인터내셔널 센터 소장이며 미 의회 의원을 지낸 리 해밀턴은 미국은 결국 대화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한다. “다른 옵션은 북한 고립과 적대 정책인데 다른 나라의 지원 없이는 할 수 없고 미국은 지금 그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대화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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