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 밤(현지시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해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든가, 미국이 이끄는 연합군의 군사공격을 받든가 양자택일하라고 요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 개전 1주년인 이날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미 전역에 방영된 TV연설을 통해 "거부하고, 기만하며, 지연시킬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지났다"면서 "사담 후세인은 스스로 무장해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평화를 위해 동맹국들과 함께 그를 무장해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세계평화에 대한 이라크의 위협은 "시간이 지나면서 커지기만 할 뿐"이라면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는 살인독재자(murderous tyrant)에 의해 통제되고 있으며 후세인은 이미 화학무기로 수천명을 살해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음모를 꾸미고 있을지도 모르며 앞으로 1년내에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시는 또 이라크가 미국을 생화학무기로 공격하기 위한 무인비행기(UAV)를 제작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만일 우리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놔둔다면 사담 후세인은 그의 침략에 반대하는 누구도 협박할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세인은 (머지않아) 중동을 지배하고 미국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핵무기 기술을 테러범들에게도 전달할 위치에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이라크 고위관리들을 겨냥, 그들이 후세인의 "잔인하고 절망적인 명령"을 수행할 경우 국제전범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미 의회가 자신에게 대이라크 전쟁 권한을 부여한다 하더라도 이라크와의 전쟁이 "임박했거나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제2 걸프전을 위한 미 정부 차원의 준비작업이 본격화된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영국의 BBC방송은 부시 연설이 미 국민 및 미 정치인들에 대해 전쟁의 불가피성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AP통신은 부시 대통령이 이번 연설로 미 의회가 압도적 표차로 전쟁수권 결의안을 통과시켜 줄 것, 그리고 미 의회의 압도적 표결이 유엔의 보다 강경한 대이라크 결의안 채택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상ㆍ하 양원은 오는 10일 부시 대통령에게 대이라크전쟁 권한을 부여하는 결의안에 대해 표결할 예정이다. AP는 그러나 외국은 물론 미 국내에서도 부시의 제2 걸프전 계획에 대한 회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와 CBS방송이 최근 공동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유엔의 이라크 무기사찰 노력에 더 많은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으로 경제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으며 절반 정도는 이라크 공격으로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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