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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는 '무식한 연예인'? 조수빈은 '편향된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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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는 '무식한 연예인'? 조수빈은 '편향된 앵커'?

[트위스트] 리트윗은 리트윗일 뿐 오해하지 말자!

10.26 재보궐 선거 최종 투표율은 45.9%로 2007년 대선과 함께 치뤄진 12.19 재보선(64.3%)을 제외하면 사실상 역대 재보선 중 최고의 투표율이다. 특히 서울시장 재보선 최종 투표율은 48.6%로 개표 결과를 보면 투표가 출,퇴근 시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평일, 넥타이 부대들을 투표소로 이끈 원동력은 무엇일까. '트위터 덕'이라는 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선거비용 39억 원도 SNS를 통해 모금됐고, 거리 유세 일정 등 선거 관련 모든 정보가 트위터를 통해 확산됐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트위터의 영향력은 더 커져 급기야 교수와 소설가, 연예인 등 유명인까지 투표를 독려했다.

딱딱하게만 인식되던 정치인과의 대화가 옆집 아저씨와의 격이 없는 대화로 바뀌었고, '투표 인증샷'이 하나의 놀이 문화로 여겨지면서 정치에 무관심했던 20-30대가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이 같은 트위터 확산세가 꼭 긍정적 효과만은 가져온 것은 아니다. 140자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 나누는 대화가 아니기에 곳곳에서 섣부른 오해가 생겼다. 평상시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유명인의 트위터일수록 그 여파는 더 컸다.

그저 '리트윗'만 했을 뿐인데

▲ 26일 이효리 씨가 트위터에 올린 투표 인증샷

가수 이효리는 지난 24일 소설가 이외수 씨의 "젊은이들이여, 세상에 대해 아무 불만이 없으셨습니까. 있으셨다면 투표해주세요. 이제 세상은 달라져야 합니다. 더 이상 부정과 부패, 기만과 위선을 묵과할 수는 없습니다. 그대의 한 표가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는 촛불이 됩니다. 청춘만사성, 투표만복래"를 리트윗 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말을 그대로 옮긴 이 '리트윗'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그저 '리트윗'만 했을 뿐인데, "이효리가 투표에 대해 뭐라고 했다며?"라는 발 없는 말이 천리를 달렸다. 이는 곧 투표 독려를 불편해 하는 사람들의 집단 반발을 낳았고, 비난과 욕설로 이 씨의 트위터는 도배됐다.

"제가 쓴 게 아니라 이외수 선생님 글을 리트윗 한 것입니다"란 해명도 소용없었다. 결국 이 씨는 백기를 들었다.

"서울 시민으로서 서울시장 뽑는 투표에 다 같이 참여하자는 뜻을 밝힌 것뿐인데 용기 있단 사람은 뭐고 또 욕하는 사람은 왜인 거죠? 그런 말하면 안 되는 건가요. 아저씨들이 자꾸 무서운 멘션 보내요. 흑흑"

KBS <9시 뉴스>의 간판 앵커인 조수빈 아나운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온라인 파워가 커질수록 기존에 현실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되는 시대에서 점점 현실에서 우월하지 않는 사람도 리더가 되는 시대가 오는 거죠. 현실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우파적 리더가 선출되기 쉽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라는 평범한 시민의 트윗을 지난 26일 그저 '리트윗'한 것.

그러나 '현실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우파적 리더가 선출되기 쉽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란 말이 일부 사람들에 의해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두둔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조 씨가 나 최고위원을 인터뷰했던 일이 '조 씨의 롤 모델은 나 최고위원이다'라는 오해로까지 번졌다.

장문의 해명 글과 "막무가내로 공격하지 마세요", "왜곡하지 마세요", "살 붙이지 말아주세요", "제 투표 용지를 보신 게 아니라면 섣불리 예측하지 말아주세요"란 경고에도 조 씨가 편법으로 KBS에 입사를 했다거나, 입사 초기에 했던 실수, 한 언론사와 진행했던 인터뷰 칼럼 문제 까지 거론됐다.

결국 그는 "잠시 울다 오겠습니다"라며 "저한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반성하겠습니다. 그리고 절대 정치와 상관하는 글은 올리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 KBS <9시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민경욱 앵커와 조수빈 앵커

결론은 '소통'

가수 이효리 씨와 조수빈 앵커가 다른 사람의 트윗을 리트윗 한 것은 '투표하자', '기득권이 잘못한 게 많다'라는 의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씨는 '무식한 연예인'이란 소리를 들었고, <9시 뉴스> 앵커인 조 씨는 '편향성' 논란에 휘말렸다.

두 사람 모두 10.26 서울시장 재보선 중 후보들이 치룬 것과 유사한 홍역을 치룬 셈이다. 또 그들이 유명인이기에 직접 한 말이 아닌 '차용' 형태의 '리트윗' 행위만으로도 왜곡된 시선에 따른 공격 대상이 됐다.

그러나 이들의 대처 방법은 적극적이었다. '리트윗' 외 '멘션'이란 기능을 활용해 1:1 대화를 하고 140자라는 한계에도 연속적으로 글을 올려 상대방의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의 대화는 공개된 트위터 창을 통해 생중계됐다. 때로는 격한 감정이 표출되기도 했지만, 곧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반성이 뒤따랐다. 그리고 이를 제3의 눈으로 지켜보는 팔로워들은 가수 이효리도, 앵커 조수빈도 '나와 같은 보통 사람이구나'라며 자신과 동일시했다.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그래서 트위터는 감정을 전달하는, 또 생각을 공유하는 '소통'의 도구다. 명동 3구역 재개발이 우리 일로 인식되고, 무소속 시민사회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기가 내 일로 받아들여진 까닭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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