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그 무게가 약 1,300 그램 정도다. 성인 몸무게의 2% 정도에 불과하지만, 뇌가 하루에 소비하는 열량은 400 Kcal 정도다. 성인 남자의 경우, 하루에 필요한 열량은 2,500 Kcal 정도 된다고 하니 약 15% 정도를 뇌가 사용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심장에서 뇌로 가는 피의 흐름은 전체의 15-20% 정도나 된다고 하니 뇌야말로 대단한 조직이다.
우리들은 필요 칼로리라고 하면 그저 그런가 보다 하고 살지만, 2,500 Kcal라는 열량은 물 25 리터 정도를 0도에서 100 도까지 끓게 만들 수 있는 열량을 말한다. 따라서 뇌가 하루에 사용하는 열량은 물 4 리터를 펄펄 끓게 만드는 정도의 에너지이다. 이것을 24 시간으로 나누면 우리의 뇌는 한 홉의 물을 한 시간에 한번씩 끓게 만들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뇌가 그 정도의 열을 내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가는가? 그러니 머리를 많이 쓰면 이마가 뜨거워질 법도 하지 않은가. 그래서 머리 좀 식힌다는 말이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다.
뇌와 관련해서 바둑이나 피아노 등등 조기 교육을 강조하는 단체들이 가장 애용하는 마케팅 용어가 오른쪽 뇌 발달시키기이다. 간단히 말하면 머리가 우수하거나 천재형의 사람들은 오른쪽 뇌가 발달되어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왼쪽 뇌는 언어중추가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즉 왼쪽 뇌는 언어적, 분석적, 대수적 사고 및 인식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오른쪽 뇌는 이미지 파악, 패턴 인식, 직관적, 총체적, 기하학적 사고나 인식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줄이면 좌뇌는 언어 뇌, 우뇌는 이미지 뇌가 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가 얘기하겠다.
인체의 좌반신은 우뇌가 통제하고 우반신은 좌뇌가 통제하고 있는데, 왼손잡이는 우뇌를 쓰기에 천재가 많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도 조금 있다가 얘기하기로 한다.
좌ㆍ우뇌에 기능적인 분담이 생기는 것은 아기가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두 살 정도까지는 좌뇌가 먼저 자란다고 하는 점에 힌트가 있는 것 같다. 두 살까지의 시기는 아기들이 비록 말을 제대로 하진 못해도 속으로는 맹렬하게 말을 배우는 시기이며, 엄청난 노력이 따르는 시기이다.
새로운 세상의 정보들을 맹렬히 흡수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는데, 이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것이 바로 연산회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언어 역시 고도의 연산기능을 필요로 한다. 이 과정에서는 말을 포함해서 살아가는 데 우선적으로 필요한 기능들이 집중적으로 학습되고 그 결과가 먼저 성장하는 좌뇌에 집중된다고 여겨진다.
그러다가 아기들이 한 살에서 두 살 사이, 서서 걸을 수 있는 기술을 익히는 시기는 우뇌의 발달이 시작되는 시기와 일치한다. 서서 걷는다는 것은 포유류 중에서 인간만이 가진 고도의 기술로서, 인체의 균형이나 자세에 관한 학습 결과가 우뇌의 신경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또 서서 걷게 되면서 자연히 시야가 넓어진다. 시각 정보란 인체가 받아들이는 정보 중에서 60% 이상을 차지한다. 직립 보행의 시기와 우뇌의 발달 시기가 일치된다는 점, 그리고 이 시기에 이미 좌뇌는 언어나 연산 기능으로 인한 정보 처리 회로들이 상당 부분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여유가 있는 우뇌가 이미지 처리와 균형에 관한 학습 내용을 중심으로 본격 발달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필자는 우뇌를 갑목(甲木)의 뇌라 하고 좌뇌를 을목(乙木)의 뇌라 정의하고 있다. 왜 그런가를 자세히 얘기하려면 너무 복잡하지만, 간략히 이야기하고자 한다.
인체에서 청력은 신장기운에 관계되고 오행으로 따지면 수기(水氣)에 속한다. 아기들이 언어를 습득하고 외부 세계와 접촉함에 있어 처음에는 소리에 대한 반응이 우선한다. 시력은 비교적 늦게 발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운동 감각은 오행상 금(金)에 해당된다. 왜 그런가 하면 운동 감각이란 인체의 각 기관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능력을 의미하는데, 제어기능은 오행상 금이기 때문이다.
덧붙여서, 논리나 연산에 강한 사람은 수학을 잘 하는데, 수학은 오행상 수에 해당된다. 따라서 금기와 수기가 어린 아기의 뇌 발달에 영향을 강하게 미친다는 얘기가 되고, 이것은 일차적인 발달이자 수용(收容)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금과 수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오행은 갑목과 을목 중에서 을목(乙木)이다. 그래서 필자는 좌뇌를 을목의 뇌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뇌를 갑목(甲木)의 뇌라고 하는 근거를 얘기하겠다. 갑목은 오행상 금이나 수의 기운을 수용하기보다는 화와 토의 기운과 친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 외래 환경에 대해 수용만이 아니라, 외부 세계의 신호와 정보를 본인의 의지에 따라 종합하고 주관적으로 처리하는 적극적인 발달 단계를 의미한다. 음양 오행의 원리에 따르면, 금생수, 수생목 하는 수용의 단계에서 스스로 의지를 내어 목생화, 화생토하는 전진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목중에서 이런 성향의 목은 당연히 갑목이다.
필자가 우리 민족을 갑목이라 하고 불의 민족이며 왜 붉은 악마여야 하는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때도 같은 이치였다. 갑목은 오행 상생의 고리(環)에서 금과 수를 받아들이는 수동적 자세보다 스스로 의지를 내는 능동태의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림이나 이미지는 저번에 영화에 대한 글에서도 얘기했듯이 화(火)에 속한다. 따라서 우뇌가 이미지 뇌라는 얘기는 당연히 갑목의 뇌라는 얘기가 된다.
필자는 서구인들은 금수방(金水方)의 사람이라고 하고, 동아시아 사람들을 목화방(木火方)의 사람이라고 여러 번 얘기했는데, 그 결과 과학기술이나 수학같이 금수(金水)에 속하는 학문은 서구인이 강하고 예술 분야와 인문학 분야는 목화의 학문으로서 동아시아가 강한 것이다. 사는 지역은 사람의 뇌 발달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얼마 전, 한국사람들은 두골의 구조상 우뇌가 서구인보다 더 발달되어 있다고 하는 재미난 통계를 제시한 학자도 있었다.
여기서 좀 더 고찰해보면, 좌뇌는 언어나 기타 사물들에 대한 관계를 다루는 연산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우뇌는 대상간의 관계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파악된 어떤 관계와 또 다른 어떤 관계간의 연산을 다룬다고 생각된다.
관계와 관계간의 연산이라고 하면 다소 어려운 말이지만,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가령 대상에 대한 이미지를 갖는다는 것은 대상 자체의 모습을 그대로 사진 찍는 것이 아니라, 대상이 지니는 부분들의 특성(모종의 관계)들을 파악하고 그 특성들간의 관계를 종합하여 재구성하는 일을 뜻한다. 그 결과 산(山)에서 삼각형을, 사과에서 원형이나 구형을 이미지로 구성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필자는 좌뇌를 언어 뇌라 하지 않고 제1차 연산 뇌라고 생각하며, 우뇌는 이미지 뇌라기 보다는 제2차 연산 뇌라고 생각한다.
다시 뇌의 구조로 돌아가 보자. 뇌란 한 마디로 말하면, 신경세포가 엄청나게 모여있는 곳이다. 사람의 대뇌피질에만도 약 140억 개의 신경 세포가 모여 있다. 작은 뇌는 더 많아서 무려 1천억 개 정도의 신경 세포가 모여있다. 이들 신경세포들은 태아가 태어날 때에 이미 세포분열이 완결된 상태이기 때문에 사람의 일생 중에는 그 수가 더 이상 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신경세포들은 제각기 정해진 수명이 있어서 보통 성인의 경우 하루에 50만~1백만 개씩 죽어 가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워낙 많다보니 사망해도 두뇌의 신경세포들 중 80% 이상은 그대로 남는다고 한다. 또 두뇌의 신경세포 하나가 죽으면 그 옆에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던 다른 세포가 깨어나 죽은 세포의 일을 대신하는 식으로 뇌의 활동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즉, 인간 두뇌의 신경세포 중 90% 정도는 평소에 활동을 하지 않는다. 여분이 넉넉히 있는 것이다.
하나의 신경세포는 세포체로부터 수많은 돌기를 내어 신경 세포간에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 돌기 중에서 축색이라는 유난히 길고 굵은 돌기에서는 시냅스(Synapse)라는 접합 부위를 통해 약 5,000 개에서 1만개의 다른 신경 세포와 전기 신호와 화학 물질을 통한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이 시냅스 연결이 좋은 사람이 바로 뇌 기능이 좋은 사람이다. 나이가 들면 뇌세포의 감소보다 이 시냅스 연결이 헐렁해지고 불량해지는 것이다.
이처럼 세포 수 자체는 늘지 않지만, 뇌의 부피는 커지며, 만 6세 정도가 되면 이미 어른과 같은 크기로 성장하는데, 그 과정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그리하여 10세 정도가 되면 앞서 말한 시냅스가 대량 사멸해 버리는 일이 일어난다.
즉, 유소년 시기에 자신에게 불필요한 시냅스를 없애고 필요한 시냅스를 탄생시키면서 엄청난 일대 구조 조정이 일어나게 되고 그럼으로써 그 사람의 뇌가 결정되게 된다. 이미 사람은 10 세 정도에서 그 사람의 재능과 사고 구조가 결정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서 얘기할 것은 가령 어릴 적에 외국어를 배우면 몇 개 국어이든지 금방 배울 수 있는데, 이 또한 시냅스 형성 과정에서 영원히 각인되기 때문인 것 같다. 소위 외국어 회로가 형성되는 것이다. 바둑 또한 그렇다. 성인은 제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반상의 수를 읽는 능력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어릴 적에 바둑을 익힌 사람은 수십 수의 변화를 읽어내고 그 중에서 가장 좋은 수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기능에 관한 것은 어릴 적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누구나 어릴 적에 익힌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선천적인 요소가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학생의 사주를 보면 이 학생이 어느 과목을 잘 할 수 있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그리고 성장 과정에서의 운세 흐름을 보면 어느 과목에 재능이 있는지 그리고 그 재능이 더 강화되는지 아니면 반대로 소멸되는지도 100% 확실하게 맞힐 수 있다. 이는 바로 그 학생의 대뇌 발달 과정을 지켜본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필자는 사주를 보아 목화 기운이 강하면 우뇌형이라 단정하고, 금수 기능이 강하면 좌뇌형이라 판단한다. 그래서 팔자에 불이 없거나 약한 사람, 즉 우뇌 발달이 약한 사람은 제 아무리 공부해도 외국어 학습에 한계가 있는데, 이는 앞서 말했듯이 이미지 처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어를 익히는 과정은 모국어를 익히는 과정과는 다른 2차적 연산기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영국인이 독일어를 익히는 것과 한국말을 쓰는 사람이 영어를 익히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뇌가 좌뇌보다 더 높은 단계의 기능을 담당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우뇌가 발달한 사람이 더 머리가 우수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머리의 우수성은 앞서도 말했듯이 시냅스 연결의 효율성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왼손잡이의 천재성에 관해 얘기하고자 한다. 이는 주로 이공계에 한정되는 이야기인데, 이공계 사람들은 필자의 그간 경험으로 보아 사주가 금수형인 경우가 절대적으로 많다. 따라서 죄뇌형이다. 그런데 왼손잡이일 경우 우뇌가 오른손잡이보다 조금이라도 더 발달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즉, 좌뇌형이면서도 우뇌 기능도 좋은 사람이라는 얘기가 된다. 그 결과 일반적인 이공계가 아니라 천재형의 이공계가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사주가 금수의 기운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더라도 불의 기운이 곁들여지거나 운에서 화운을 만나면 천재성을 발휘한다고 보는 것이다. 저번에 얘기했던 스티븐 호킹 박사의 사주가 역시 그러하다. 호킹 박사는 금이 강하고 물이 약한 사주라 금이 직접 목기를 극해서 간뇌 기능 이상에서 오는 루게릭 병에 걸렸는데, 나중에 지지(地支)에서 수운을 만나고, 천간(天干)운에서 화운을 만나면서 일약 천재성을 발휘함과 동시에 장수하는 행운을 누리는 것이다.
그러면 남은 얘기를 다음 글에서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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