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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의 정치인가 보편적 복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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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의 정치인가 보편적 복지인가

[김민웅 칼럼]<70> 박원순은 '선한 싸움'의 선봉장, 장수답게 싸워라

어떤 후보

사회적 약자를 위해 시정을 펼치겠다는 후보가 있다. 그러나 살아온 것을 보면 특권을 누리고 지키기에 급급해온 것을 알 수 있다.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도 부동산 굴려 돈 벌기에 관심을 쏟아왔다. 이건 투기냐 아니냐 하는 논쟁 이전에 탐욕스러운 삶이다.

이 후보는 아이를 키우기 좋은 서울을 만들겠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아이는 일찌감치 비싼 돈을 들여 기숙사가 있는 외국의 귀족학교 교육을 시키고 있다. 어떤 시선과 누구의 심정으로 서울의 교육환경을 바꾸겠다는 것일까?

서울을 세계적 관광의 가치를 가진 도시로 만들겠다고 한다. 그러나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식에 버젓이 참석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 500년 도읍지 서울이다. 역사의식 없는 시장이 맡을 수 있는 서울인가?

이 후보는 또한 짐짓 행정경험을 내세우면서, 상대 후보는 행정경험이 없다고 몰아세운다. 그러나 행정경험이라고 해봐야 자신의 아버지가 경영하는 사립학교 재단의 이사를 지낸 것이 전부다. 지금껏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회의원이 돼서도 그 사립재단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신성한 대표직을 사용한 흔적이 있다. 참으로 위험한 행정경험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도 걱정스러운 것은 이렇게 행정경험을 내세우는 후보에게 소통능력과 경청의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시장이 뽑힌다면 서울시민들의 속이 터지고 시청직원들은 열정과 창조력을 잃고 말 것이다.

이명박정권 심판의 선거인 이유

이런 모습들은 지난 5년 동안 이명박 정권에게서 수없이 반복해서 보아왔던 모습 아닌가? 완벽하게 닮은꼴이다. 이번 선거가 이명박 정권 심판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도 다 이렇게 까닭이 있는 것이다.

서울시장을 뽑는 이번 선거가 단지 서울 시장 하나만을 뽑는 선거가 아닌 이유는 그래서 명백하다. 특권을 누리겠다는 세력이 더 많은 특권을 거머쥐겠다고 하니까 말이다. 서울은 바로 그 대결의 최전선에 있다.

이번 선거는 그래서 특권과 보통 사람들이 누려야 하는 복지의 권리가 대결하는 현장이다. 어느 쪽이 이겨야 할 것인지는 너무도 분명하다.

이번 선거 왜 하게 되었는가? 무상급식을 반대하고 보편적 복지를 부정한 한나라당 오세훈 전 시장 때문이 아니던가? 시민들은 무상급식 반대를 거부했다. 그래서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투표함도 열지 못하게 되었다. 180억의 낭비였다.

그러니 답은 이미 나와 있다. 특권을 철폐하고 보통 사람들이 누리는 서울을 만드는 선택이 이루어져야 이번 선거의 의미가 완성된다.

한나라당의 후보는 무상급식을 상징으로 하는 보편적 복지를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이런 자세로는 사실상 이번 선거에 나올 자격조차 없는 것 아닌가?

이번 선거에서 보통의 서울 시민들이 누려야 할 보편적 복지가 이기지 않으면 결국 특권의 정치가 판을 치게 되어 있다. 그것은 서울 시민들이 살아가기가 더더욱 팍팍해져가는 것을 뜻한다. 자신의 권리를 빼앗기고 항의하면 도리어 불법적 행동이라고 몰아세우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서울 시민 누구도 이런 상황이 오게 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더는 이 서울이 특권의 놀이터가 되거나 구태정치로 얼룩진 채 자기들의 대권게임에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명박 정권 심판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서울은 특권정치의 본거지가 되고 말 것이다.

박원순, 최전선에 선 장수다

박원순에 대한 주문이 여기저기서 넘친다. 선거가 종반에 접어들면서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 모든 주문과 현 국면의 긴장감을 감당하는 일이 쉽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박원순은 이미 이 막중한 전투의 중심에 서 있는 장수다. 그렇다면 전투력을 발휘해야 한다. 서울 시민들은 인상 좋은 이웃집 아저씨를 바라기도 하지만, 전투에서는 맹장이 될 것 또한 요구하고 있다.

선거 초반의 대응은 실패였다. 선거가 한 치의 양보도 용납되지 않는 전투인 것을 절감하지 못했던 탓이다. 자신이 좋은 인물이라는 것을 서울시민들이 알아주면 다 될 것이라고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당연한 기대다. 그러나 선거는 상대가 있는 싸움이고, 상대는 한없이 악랄하고 교활할 수 있는 세력이라면 어쩌겠는가? 맹장이 아니라 맹물이네, 하는 식이 되면 매우 곤란하다.

이번 선거에서 박원순은 "정치적 카타르시스"를 이뤄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명박 정권의 오만과 독선, 그리고 비리와 부패, 서울을 권력의 볼모로 삼고 자신들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서울시민들의 삶을 짓밟은 자들에 대한 단호한 응징과 심판이 필요하다. 박원순은 이를 주도할 속 시원한 맹장의 용기와 실력을 보여야 한다.

그건 네거티브도 아니고, 막말 정치도 아니며 구태 정치는 더더군다나 아니다. 바로 그런 것들이 다시는 판을 치지 못하도록 하는 역사적 싸움이다. 최전선의 장수가 이 전쟁의 목표와 전략의 의미를 온 몸으로 체현해나갈 때 시민들의 열기는 끓어오를 것이며, 승리는 손에 잡히게 될 것이다.

1979년 10월 26일이 유신체제가 무너져 내린 날이라면, 2011년 10월 26일은 그 유신체제의 직계가 존재하는 한나라당의 서울 장악 기도가 좌절당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 박원순은 그 유신체제에 저항하다가 인생의 진로가 달라진 것 아니던가? 그렇다면, 이제 이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미래의 시간을 열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나경원을 한나라당의 잔 다르크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박원순은 이제부터라도 "제네랄 박"이 되라. 박정희 소장의 후계자들이 좀비처럼 판을 치는 세상에서 박원순 장군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박원순 선거캠프의 광화문 집회가 바로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하고 있지 않은가?

좋은 아저씨의 이미지만 반복하면 지루하다.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결기와 용맹, 그리고 투철한 전투력이 솟구치기를 바란다.

"제네랄 박". 그대는 "선한 싸움의 선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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