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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외정책, 일관성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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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외정책, 일관성 잃었다"

워싱턴포스트 사설 통해 비판

미국 언론도 부시 행정부의 지리멸렬함에 대한 우려와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16일자 사설'표류의 조짐들(Signs of Drift)'에서 최근 부시 행정부 안에서 노출되고 있는 불협화음에 대해 노골적인 비판을 가했다.

이 신문은 특히 테러와의 전쟁, 자유무역 원칙 등에서 부시 행정부가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런 상태라면 대북한정책도 차질이 집어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이 사설의 주요 내용. 편집자

***'표류의 조짐들'(WP 6월 16일자 사설)**

부시 행정부 사람들은 취임 초기부터 한가지 약속을 했고 그것을 스스로 보여주었다. 즉 '성숙한' 행정부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전임자들과는 달리 일사불란하고 실무적이고 누수가 없는 행정부를 의미한다. 이런 열망이 잘못된 건 아니다.

그러나 '성숙'은 뭔가 그 이상을 요구한다. 유능한 고위 관리들이 토론하고 의견을 달리 하고 그러면서 결국은 이견을 극복한 다음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공통의 단일 목표를 추구하는 그런 정부라야 한다. 그러나 최근 행정부의 모습은 어느 기준에서 보더라도 결코 잘 한다고 할 수 없다.

지난 주의 일이 특히 한심하다. 월요일(10일)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장관은 다른 고위 관리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더러운 폭탄' 음모를 적발했다고 장황하게 늘어 놓았다. 이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팔레스타인 임시 정부안을 공개했다. 그러나 백악관 대변인은 즉각 이를 일축했다. 이들 두 사람은 마치 별개의 사람들처럼 행동했다. 국무장관이 이런 식으로 수모를 당한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우리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의견 불일치의 공개적 표출이 아니다. 사실 행정부는 파격적 기구개편 작업(국토안전보장부의 신설)에서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하고 대부분의 각료들을 배제함으로써 유익한 의견을 첨가하고 이를 심의할 기회를 박탈했다.

여기서 잘못된 것은 여러 가지 문제에서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갈수록 심해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경제정책에서 상무부와 재무부는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 결과 많은 정책들이 대통령이 표명한 원칙보다는 국내 정치적 관점에서 진행되었다. 자유무역을 통해 성장을 추구한다는 주요 목표를 추구해야 할 무역대표부는 철강 무역 상대국들에게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백악관의 결정에 의해 그 위신이 깎였다.

말과 현실간에 나타나는 이런 갭은 여러 외교문제에서 보듯이 미국에게는 당혹스러운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최후통첩을 했다가 슬그머니 후퇴한 것이나 이라크에 대한 도전적 입장에서 온건으로 전환한 것,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니 마셜플랜 지원 약속이 실제 행동으로 뒷받침되지 못한 것 등이 그것이다. 대 이스라엘정책과 마찬가지로 대 북한 정책도 행정부 내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러다가는 모든 정책이 차질을 빚을지 모른다.

지금은 내부의 의견 불일치를 모두를 만족시키는 타협으로 승화시켜야 할 시기다. 미국이 ABM 조약에서 탈퇴하면서 러시아와 군축협정에 서명한 것이 그 예이다. 파월 장관과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현재까지는 인도와 파키스탄 전쟁을 방지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면서도 그 지역에서 알 카에다 분쇄노력은 계속 유지했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도전, 즉 9.11 이후 테러 위협에 대한 국내외 정책을 재정립하는 문제에서 부시는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위협에 정부의 운명이 걸려 있다. 실수는 상상할 수 없는 대가를 가져오지만 성공은 많은 생명을 구한다. 이러한 여건에서 성숙한 통치는 메시지에 안주하거나 비밀을 유지하는 것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결단력 있는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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