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톰 대슐 원내총무는 21일(현지시간) 부시행정부의 9.11 사전대처에 관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별도의 조사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슐 의원은 이같은 독립적 조사위원회 구성을 위한 법안을 조속한 시일 내에 작성, 상원에 제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뉴욕타임스 22일자가 보도했다.
대슐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부시 행정부가 9.11테러와 관련된 사전 정보들을 의회에 공개하기를 완고하게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관련 의혹을 제대로 밝혀내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보다 많은 시민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독립적 조사위원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4명의 위원으로 구성될 독립적 조사위원회 설립 법안의 주요 발의자 중에는 대슐 상원의원을 비롯, 리처드 게파트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조셉 리버만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부시 행정부의 9.11 사전대처 논란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정가의 주요한 정치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민주당측의 움직임에 대해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 측은 국가기밀과 관련된 사항을 공개적으로 조사하는 것은 미국의 안보능력에 중대한 손상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원내 부총무 톰 딜레이 의원은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또다른 테러 공격을 예방하는 것이지,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를 쉽게 해주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측은 또 현재 상ㆍ하 양원의 정보위원회가 합동으로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만큼 별도의 조사위원회는 필요치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민주당과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 등은 9.11 사전대처 관련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별도의 위원회 구성을 추진했으나 공화당측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현재 양원 정보위원회의 조사는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한편 미 CBS 방송이 2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 국민의 65%는 부시 행정부가 9.11테러 이전 확보한 관련 정보들 중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8%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부시 행정부가 모든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응답을 한 비율은 21%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54%는 미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이 ‘9.11 테러를 사전에 방지했어야 했다’고 말했으며 48%는 ‘미 정보기관들이 9.11 테러를 예방할 수 있는 정보를 갖고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관련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의회 청문회 개최에 대해서는 62%가 적절치 않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는 지난 19-20일 미국 성인 6백81명을 대상으로 전화를 통해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플러스 마이너스 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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