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 정부의 강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오는 31일 서울 월드컵 개막식에의 참석을 포기한 것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한 때문이라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5년에 한번인 중국 공산당 대회가 올해 가을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준비에 바쁘다는 것이 장 주석 불참의 공식적인 이유이지만 베이징의 소식통은 “북한의 아리랑 축전을 의식해 한국에 편향된 대응을 피한 정치적인 배려”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신문은 '월드컵 대회 - 깊어지는 한중, 제한적인 북중' 제하의 이 기사에서 월드컵 등을 계기로 중국인들이 대거 한국을 방문하는 등 한중관계는 더욱 깊어지는 반면 중국과 북한간의 교류는 '아리랑 축전' 개최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한국 관광객들의 아리랑축전 참관문제와 관련 "북한측은 남으로부터의 손님이 체제에 악영향을 가져올 것을 우려해 '축전방북'은 실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주요 내용.
한일 공동개최의 월드컵축구대회에는 중국으로부터 한국으로 많은 관전자의 이동이 예상되는 등 한중의 상호교류는 한층 깊어질 듯하다. 한편, 북한은 대대적인 아리랑 축전을 개최, 월드컵 대회에 대응하고 있지만 북중간 인적 교류의 흐름은 아직 제한되어 있다.
***북한, 축전으로 관광객 유치 겨냥**
선명한 레이저 광선을 받으며 다채로운 색깔의 의상을 입은 출연자가 한줄 흐트러짐 없이 움직인다. 북한의 평양에서는 매스게임을 중심으로 한 '아리랑 축전이 열리고 있다.
4월 29일에 개막한 이 축전은 월드컵 기간중인 6월말까지 계속된다. 한일 공동개최인 세계적 이벤트 월드컵을 겨냥해 북한이 국가행사로서 기획한 것이다. 올해는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 90주년, 김정일 위원장의 환갑에 해당하는 해이다. 축하 분위기를 돋우어 체제에 대한 충성심을 재인식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북한은 국외로부터 관광객 유치에 필사적이다. 그러나 일본 등의 반응은 냉담하다. 여행사에 의하면 일본으로부터의 총 5천명 예상을 크게 밑돌아 재일한국인을 중심으로 한 2천명 정도에 그칠 듯하다고 한다. 납치문제나 괴선박 문제가 영향을 준 듯하다.
한국으로부터의 방북관광객에 기대를 걸어 금강산 경유 등 육로로 평양에 가는 방안도 일시적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결국 북한측은 남으로부터의 손님이 체제에 대한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해 '축전방북'은 실현되지 않았다. 중국으로부터의 방북 관광객은 눈에 띄지만 한국 당국관계자는 “북한은 아리랑축제 기간중 20만명의 외국인 손님을 목표로 하고 있는 듯하지만 전혀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드컵 중국전, 6만명 방한 예상**
대중에게 인기가 있는 베이징의 한 신문은 이달 초, 한국의 인기그룹을 모방한 중국판 그룹이 연이어 출현하고 있다며 '한류'현상을 전했다. 한국 붐을 가리키는 '한류'는 수년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단어로 지금은 중국신문에서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베이징의 한국대사관 부설 한국문화원에는 매주 주말, 수백명의 중국인 젊은이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기 위해 모인다. 월드컵을 앞두고 베이징의 여행사도 관광객의 모집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여행은 태국 등의 동남아시아 여행 다음으로 저렴해 여행 문의가 많다.
4월 15일에 부산 근방에서 중국 국제항공기의 추락사고가 일어났지만 그래도 같은 달 말 한국에서 열린 중국과의 친선 축구경기에 약 2만명이 한국으로 갔다고 한다. 6월의 월드컵대회 중국전에는 세 게임에 약 6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중은 92년의 국교수립후 경제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관계를 심화해 왔다. 양국간의 무역 총액은 작년 3백억 달러를 넘었다. 한중의 왕래는 중국측 총계로 작년에만 1백80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한편 중국으로부터 북한으로의 인구 이동은 아직 제한적이어서 방북은 외교관이나 공용여권을 가진 층이 중심이다. 일반 중국인의 단체여행은 그리 활발하지 않다. 한중의 상호교류와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정부는 정치면에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배려, 미묘한 밸런스 외교를 전개하고 있다. 장쩌민 국가주석은 한국 정부의 강한 요청을 거절하고 서울 월드컵대회 개막식에의 참석을 단념했다. 5년에 한번인 중국 공산당 대회가 올해 가을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준비에 바쁘다는 것이 공식적인 이유이지만 베이징의 소식통은 “북한의 아리랑 축전을 의식해 한국에 편향된 대응을 피한 정치적인 배려”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북한 주민이 망명을 요구하며 중국에 있는 외국공관에 진입하는 사건이 속출하고 있는 문제에서 중국정부는 '인도적 조치'를 이유로 한국으로의 신병이송을 사실상 인정해 왔다. 선양의 일본 총영사관 사건에서도 북한으로의 강제송환은 하지 않을 방향으로 조정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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