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집권당인 리쿠드당이 12일 밤(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건설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결정, 미 부시행정부가 주도하는 중동평화협상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졌다.
아리엘 샤론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이날 당중앙위원회 전체 표결을 통해 앞으로 중동평화협상이 진전된다 하더라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용인해서는 안된다는 결의안을 669대 465로 채택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보도했다.
BBC는 이번 결정이 샤론 총리의 당내 라이벌이며 차기 집권을 노리는 빈야민 네타냐후 전 총리의 주도에 의한 것이었다면서 이번 결정으로 샤론 총리의 지도력은 큰 손상을 입게 됐다고 분석했다. 샤론 총리는 사우디가 제안하고 미국이 주도하고 중동평화협상의 복안에 따라 현 이스라엘 점령지역내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용인할 의사가 있음을 밝혀 왔다.
이날 표결이 끝난 후 네타냐후는 "요르단강 서쪽에 팔레스타인 국가가 세워져서는 결단코 안 된다. 이스라엘에 치명적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13일 "이번 표결로 이스라엘 연립정부의 정책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현재의 군사적 소강상태를 이용해 중동평화 정착을 위한 진지한 정치협상을 시작하려는 워싱턴의 시도가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쿠드당은 현재 노동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이루고 있다.
이 신문은 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이번 결정으로 아랍권의 분노를 살 것이 분명하며 하마스와 같은 과격파들의 입장을 강화시켜 무장투쟁이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리쿠드당의 결정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 사에브 에레카트 대변인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본색을 드러냈다"면서 이는 "현재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수행하고 있는 전쟁은 그들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테러와의 전쟁이 아니라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점령을 영속화하려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결정은 공식적으로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을 지지해 온 부시 대통령의 "뺨을 때린 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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