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와의 협력에 의해 아라파트 연금해제를 이끌어낸 미국이 중동평화협상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스라엘측의 연금해제로 아라파트 수반이 라말라 청사를 떠난 2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와 팔레스타인 국가건설 등을 통해 중동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국제평화회담을 올 여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파월 장관의 이날 발표는 미 국무부에서 유엔을 비롯, 유럽연합(EU) 및 러시아측 대표들과 회담을 가진 뒤 나온 것이다.
파월 장관은 "우리는 지난 4월 4일 부시 대통령이 표명한 비전, 즉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안에서 상호간에 평화와 안보를 존중하며 2개의 국가로서 공존하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발표했다. 그는 이어 이 회담의 구체적 시기와 장소, 참가 범위 등에 대해서 앞으로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유럽연합 대표들과 함께 미-EU 정상회담을 가진 뒤 최근 중동사태 해결을 향해 중대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주 사우디 압둘라 왕세자와의 회동에서 큰 힘을 얻었다며 앞으로 항구적 중동평화를 위해 사우디, 요르단, 이집트 등과 중동국가들과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로마노 프로디 유럽집행위원장과 EU 의장국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아즈나르 총리 등이 이끄는 EU대표단과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사태해결의 몇몇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아라파트 수반이 연금돼 있던) 라말라 사태는 평화적으로 해결됐으며 우리는 이제 베들레헴 사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난 주 압둘라 사우디 왕세자와 가진 회동 및 이후 그가 취한 조치들에 크게 고무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은 점령지역을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위해 넘겨줘야 한다고 말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는 "팔레스타인 국가는 협상을 통해 실현돼야 하며 테러나 부패의 토대 위에 건설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제까지 아라파트 수반의 행동에 대해 "실망했다"면서 아라파트가 테러 근절을 위해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중동지역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는 사우디 및 요르단, 이집트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며 앞으로 이들 중동국가들과 협력할 뜻임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다음 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압둘라 요르단 국왕을 워싱턴으로 불러 중동평화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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