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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특사 방북은 '축구외교'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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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특사 방북은 '축구외교'의 시작

월드컵 기간동안 남북관계 진전 이뤄내야-英 가디언 지적

영국의 가디언은 26일 임동원 특사의 북한 방문을 '축구 외교'에 비유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세계의 시선이 쏠리는 월드컵 기간 동안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월드컵, 아시아 해빙에 기여하다(World Cup scores for Asian detente)' 제하의 기사에서 임동원 특사의 북한방문은 '동북아의 새로운 축구외교'의 시작이라면서 남북한은 월드컵이 한반도 평화의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남북한은 식량 원조와 이산가족 상봉, 그리고 햇볕 정책까지도 이제까지 성취하지 못했던 과업을 월드컵이 이루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마지막 냉전의 전선에 평화를 가져오는 일"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또 월드컵이 남북한 관계는 물론 한일, 북일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71년 핑퐁외교가 중미 관계 개선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것처럼 남북한과 일본은 월드컵 축구외교가 동북아 평화의 계기가 될 것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주요 내용.

남한과 북한은 어제(25일) 동북아의 새로운 축구외교를 시작했다. 이들은 식량 원조와 이산가족 상봉, 그리고 햇볕 정책까지도 이제까지 성취하지 못했던 과업을 월드컵이 이루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 냉전의 전선에 평화를 가져오는 일 말이다.

엄밀히 말해 아직 전쟁 상태인 양측은 이례적인 동시 성명에서 5월 31일 월드컵 개막전에 앞서 한국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가 내달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방북 특사 파견 합의는 김 대통령이 지난해만 하더라도 한국내에서 증오의 대상이 되었던 국수주의자인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함께 축구 셔츠를 입고 평소답지 않은 친근한 언어들을 교환한 지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이루어졌다.

중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출전 자격을 얻었으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을 공동 개최함으로써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지역 화합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평양 방문 동안 임동원 특사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월드컵 개막식에 초대할 것이다.

“평화와 안정 없이는 한반도가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없이 월드컵을 주최할 수 없다.”고 임 특보는 어제 말했다. 축구를 중심으로 한 또 하나의 해빙 조짐이다. 서울 월드컵의 고위 인사 관람석에는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 타타마도 일본 왕자가 초대될 것이다. 타타마도 왕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첫 일본 황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작년 일본, 한국, 북한간의 불화와는 상이한 국면이다.

1910-1945년 일본의 야만적 식민 지배에 대한 오랜 원한과 계속적인 영토 분쟁으로 월드컵 두 공동 개최국 관계는 몇 년간 최악의 상태에 처해 있었다. 어떤 국가가 월드컵 명칭에서 먼저 거명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일본 교과서 왜곡 문제와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북한과 일본의 관계는 작년 12월 일본 해안 경비대가 북한 간첩선을 침몰시키자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올해 대외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세 이웃 국가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미뤄놓기 시작했다.

아키히토 일본 천황은 그 조상의 한국 근원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일본 문화에 미친 한국의 역사적 영향을 찬미함으로써 호의적 공세를 이끌었다. 이후 한ㆍ일 양국은 월드컵 기간 동안 비자 및 외환 규정을 완화하기로 동의했으며 외교관들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던 어업권 분쟁에서 타협을 보았다.

세 국가의 지도자들은 개인적 목적을 갖고 있으며 ‘핑퐁 외교’가 1971년 중국과 미국의 관계 개선에 기여한 바와 같은 것을 월드컵이 이루어 내기를 바라고 있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김대중 대통령은 햇볕정책의 성과를 이루어 내기 위한 시간이 촉박하다. 일본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1월 인기 높았던 다나카 마키코 외무장관을 해임한 이후 자신에 대한 지지도가 약해졌음을 알고 있다.

북한의 ‘경애하는 지도자’ 김정일은 축구보다는 영화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해외원조와 도움을 필사적으로 구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 정권을 ‘악의 축’ 일원이라 정의하기 전부터 기근에 시달리는 북한에 대한 식량 원조는 작년 수치를 밑돌고 있었다. 이들만이 월드컵으로부터 정치적 이익을 찾는 것은 아니다.

정몽준 한국 월드컵 조직위원장은 월드컵을 올해 말 대선의 도약대로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의 성공이 대선에 미칠 영향력은 작지 않을 것이다”고 정 회장은 말했다.

그러나 이 부드러운 언어 교환과 일시적인 외교적 화해, 그리고 축구 외교의 낙관주의가 세계의 눈이 다른 곳으로 쏠리기 시작할 6월 30일 이후에도 지속되기를 원한다면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많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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