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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 경원-주어 동관, 어쩜 그리 닮았냐"

[트위스트] 주어 빠졌다 해명한 아류 '주어 동관'

해묵은 '주어(主語)'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아니, 시들했던 '주어' 놀이가 다시 유행이다.

인기를 반영하듯 트위터 이용자 @comdocbboy는 "인기 검색에 오를 듯"이라고 예언했고, @dawndream는 "아니 또 주어야?"라고 말해 '주어' 놀이의 재 유행을 경계했다.

원래 놀이의 근원을 찾아내기란 어렵지만, 이번만큼은 명확했다. 이동관 대통령 언론특보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보낸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인지 몰랐다"라는 문자와 관련해 지난 4일 "'제가'(라는 주어)가 빠진 것으로 나를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 이 특보의 말대로라면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은 바로 '자신(이동관)'이라는 것이다.

아주 깔끔한 해명이지만, @LFC_KR 말대로 "나경원에 대한 오마주"처럼 느껴진다.

2007년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이 이명박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대변인 시절, 당시 논란이 됐던 'BBK 동영상' 관련 논평을 하면서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BBK라고 한 것은 맞지만 ('내가'라는) 주어가 없다"고 말해 누리꾼들이 그에게 '주어 경원'이라는 별명을 붙여줬기 때문이다.

원조 '주어 경원'과 아류 '주어 동관', 두 사람에게 보내는 찬사 또한 끝이 없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그들을 "주어가 없는 사람들"이라며 우리사회 새 구성원으로 일컫는가 하면, "그 밥에 그 나물"이라며 신 밥상 차림을 제안하기도 하고, "어쩜 그리 닮았냐"라며 "부창부수(夫唱婦隨)"라고 추켜세웠다.

나 최고위원과 이 특보가 이명박 정권의 대표적인 인물이기에 이들의 '주어' 논란은 정권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Hhunding는 "(현 정권은) 주어로 시작해서 주어로 끝나는 정권"이라며 "국문법상에 주어 생략 금지 조항을 넣어야 할지도"라고 우려했다. 또 @yudong0413는 "앞으로 주어는 빼고 말해야 겠다"며 "(주어를 빼면) 무슨 말이든 용서 된다"고 비꼬았다. 임용태 씨도 <프레시안> 페이스북에 "요즘 들어 가카와 측근들의 유머가 날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해 씁쓸한 웃음을 남겼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언론인 출신 이 특보가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자격 미달을 들어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박채영 씨는 페이스북에 "사퇴해 주어!"라며 재치 있는 댓글을 남겼다.

사실 한국말은 주어를 빼도 의사소통이 된다. 그러나 국회의원과 언론특보의 말이 밥을 먹는 행위처럼 '주어'가 생략돼도 소통에 문제가 없는 단순한 일은 아니지 않는가. '주어'의 연관 검색어로 '주어 경원'과 '주어 동관'이 등록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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