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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방산업체를 먹여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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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방산업체를 먹여 살려라"

크루그만, 부시의 국방비 대폭 증액 맹공

미국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만이 최근 국방비 대폭 증액을 추진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매주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그는 지난 주 엔론게이트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는 부시행정부를 비판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경제 실정(失政)을 호도하고 있다고 맹공했다.

크루그만 교수는 ‘부시의 공격적 회계법’이라는 지난 5일자 칼럼에서 부시의 새해 예산안은 엔론식 회계법에 의한 것이라고 비꼬면서 9.11 테러는 “과거 부시의 (경제정책) 잘못을 덮는 황금의 기회가 됐다“고 지적했다.

향후 10년간 4조 달러로 예상됐던 재정흑자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 것은 부시의 무리한 감세정책 때문임에도 불구하고, 부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테러와의 전쟁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부시행정부의 전략은 미국인의 애국심에 호소해 재정적 파탄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새해(2003년) 국방예산을 전년에 비해 4백80억 달러나 증액하면서 동시에 대기업 등에 대한 6천억 달러 규모의 감세도 강행하려 하고 있다. 미 행정부가 제출한 미국의 내년도 국방예산은 3천9백60억 달러인데 이는 전년에 비해 17%나 증가한 것으로 스타워즈 계획이 시작된 지난 83년 이후 최대 규모의 국방비 증액이다.

크루그만 교수는 “부시행정부는 테러 위협을 빌미로 엄청난 국방예산 지출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총을 사기 위해 빵을 포기할 수 있다면, 호경기 시절에 계획됐던 대규모 감세도 경기가 나빠진 지금에는 재고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군비 증강이 (미국에 대한) 실제 위협과는 관련이 없는 듯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알 카에다의 다음 공격이 중무장한 수개 사단의 전면 공격은 분명 아닐 것이라고 한다면 어째서 1백50억 달러짜리 야포시스템이 필요하며 (9.11 이전에는 한 기종이면 충분하다던) 차세대 전투기가 세 기종으로 늘어났는지 국방 분야의 비전문가인 나로서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크루그만 교수는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모토는 “모든 방위산업체를 먹여 살려라”로 정해진 것 같다며 부시 행정부의 주장대로 테러와의 전쟁이 중요한 임무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예산에 관한 한 경제 실정을 호도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크루그만 교수는 지난 주 ‘거대한 분수령’이란 칼럼에서 많은 사람들이 9.11테러를 미국 사회 변화의 분기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엔론게이트가 거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의 경제, 정치 등에 뿌리깊이 박힌 위선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그러하다는 것이다. 역사상 수많은 기업이 스러져 갔지만 엔론처럼 최대의 모범기업으로 찬사를 받았던 기업이 사실상 사기였다는 것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 나아가 아무도 이러한 위선을 직시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서 엔론게이트는 중대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어떤 이는 401(K) 연금제도의 개혁을 주장하고, 또 어떤 사람은 보다 엄격한 회계 룰을 제창한다. 어떤 이는 선거자금법의 개혁을 요구하며 또 다른 사람은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 관련이 없는 듯이 보이는 이들 주장에는 그러나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아무도 골치 아픈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흥청망청의 호시절이 끝났다는 것이다. 분명 이제 그 시절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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