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델 라 루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지 하루만인 20일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대통령 측근인 니콜라스 갈레오는 이날 대통령궁에 모인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사직서를 의회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한편 심각한 경제난에 분노한 군중들은 이날 아르헨티나 재무부 및 2개 주요 은행에 불을 질렀으며 경찰은 군중들에게 발포하는 등 아르헨티나는 10여년해 최악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현재까지 이번 폭동으로 2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했으며 전국에서 2천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국의 BBC 방송에 따르면 델 라 루아 대통령은 사직서를 제출한 후 헬리콥터를 타고 대통령궁을 떠났다. 그의 후임으로는 현재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야당의 지도자인 라몬 푸에르타가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델 라 루아 대통령은 현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야당측에 거국 내각 구성을 제안했으나 야당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대통령 사임을 결정했다. 그와 함께 도밍고 카발로 경제장관을 포함한 현 내각도 총사퇴했다. BBC에 따르면 대통령궁 주변에는 군중들이 모여 대통령의 사임을 축하했다.
이번 폭동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아르헨 정부의 과도한 긴축정책에서 비롯됐다. 1천3백억 달러에 달하는 국가부채의 지급불능 위기를 막기 위해 최근 연금지급을 중단하고 은행계좌를 동결하면서 대중들의 소요가 시작된 것이다. 이에 앞서 카발로 경제장관은 재정 지출의 20% 삭감 계획을 발표했는데 주요 삭감 항목은 공무원 임금, 연금 등 공공 부문에 한정돼 있었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실업률이 20%나 되는 등 4년째 경기 침체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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