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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액주주도 환경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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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액주주도 환경운동

엑슨모빌 이사회 의장 해임 요구

지구온난화 방지 운동에 가장 적대적 태도를 보여 왔던 세계 최대의 미 석유기업 엑슨모빌에 대한 시민들의 반대운동이 큰 원군을 만났다. 엑슨모빌의 소액 주주이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운동’을 이끌어 온 한 인물이 이 회사의 말썽많은 CEO 리 레이몬드에 대한 제재 조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1985년 미국 최대의 기업지배구조 자문회사인 '기관투자가 서비스‘(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를 설립, 90년까지 회장직을 맡았던 로버트 몽크는 지난 18일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와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레이몬드 사장의 ’극단적 태도‘가 엑슨모빌의 국제적 명성 및 주식 가치에 중대한 해를 끼치고 있다며 엑슨모빌의 이사회 의장과 CEO직을 분리해 레이몬드의 전횡을 막으라고 요구했다. 레이몬드는 현재 엑슨모빌의 이사회 의장 및 CEO를 겸임하고 있다.

몽크는 “세계의 주요 경제신문들이 레이몬드의 (환경 문제 등에 대한) 적대적 태도로 말미암아 엑슨모빌의 명성에 흠집이 나고 시민운동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는 만큼 투자가들은 이 회사의 현 상황에 대해 우려할 수밖에 없다”면서 “책임있는 투자가라면 현 상황과 관련, 모종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몽크는 엑슨모빌의 주식 12만5천주를 보유한 소액주주이기도 하다.

몽크의 이러한 요구를 가벼이 보아 넘길 수 없는 이유는 그가 80년대 중반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운동을 이끌어 온 베테랑 운동가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가 설립한 ‘기관투자가 서비스’(ISS)는 미국의 연기금 등, 유럽과 극동의 기관투자가들을 대신해 이들이 투자한 기업의 주주총회 의결을 대행해 주기 때문이다. ISS는 단순히 투자기업의 수익성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환경, 노동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까지를 고려한다. 다시 말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동시에 투자가치를 높이자는 것이 ISS의 입장이다.

ISS는 현재 9백50여 기관투자가들을 대신해, 미국과 미국외 지역에서 각각 연 1만건의 주주총회 전략을 대행해 주고 있는데 이들의 총 투자액만도 1조 달러에 이른다. 또 지난 10년간 S&P 지수의 평균 수익률이 18.6%인 데 비해 ISS의 평균 수익률은 26.1%나 돼 투자수익률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몽크가 엑슨모빌 이사회 의장 및 CEO의 분리를 요구하고 나서자 그동안 엑슨모빌 반대운동을 벌여왔던 시민단체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미 교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결성된 반엑슨모빌 연합 ‘캠페인 엑슨모빌’의 전국의장 피터 알트만은 “엑슨모빌은 지구온난화 방지 운동에 대한 반대가 결국은 이 회사의 주식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해 최악의 사태를 막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의 석유기업인 엑슨모빌은 올해 초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교토협약 탈퇴를 선언하자 미국의 주요 일간지에 축하 광고를 낼 정도로 지구온난화 방지 운동에 가장 적대적 태도를 보여 왔다. 이 회사는 특히 이제는 과학적 상식이 돼버린 ‘온실효과’마저도 부정하고 있다. 석유 등 화석연료의 연소로 말미암아 대량으로 방출된 이산화탄소가 지구 대기권에 일종의 막을 형성, 이로 인한 온실효과로 지구의 기온이 점차 올라간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의 르네 데이한 부사장은 지난 10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학술회의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현재의 과학적, 경제적, 기술적 인식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우리도 기후변화에 대해 걱정을 하지만 교토 협약이 해답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솔직히 말해서 잘못된 해결책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교토협약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각국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자는 것. 전세계 인구의 25분의 1에 불과한 미국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분의 1을 내뿜고 있으면서도 경제활동 위축을 이유로 교토협약을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한편 로버트 몽크의 이번 요구로 내년 5월로 예정된 엑슨모빌 주주총회에서는 모종의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주주총회의 경우, ‘캠페인 엑슨모빌’ 등 시민단체들이 소액주주들을 설득,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기 위한 일련의 결의안을 제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재생가능한 신 에너지 개발에의 투자를 요구하는 결의안에는 이 회사 총 주식의 10%에 해당되는(2백40억달러) 주식 보유자들이 찬성했다.

또 알래스카 자연보호구역에 대한 석유채굴을 유보하라는 결의안에는 2백80억달러 상당의 주주들이, 직장내 성차별을 금지하라는 결의안에는 3백70억 달러, 기업의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결의안에는 2백80억 달러 사당의 주주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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