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몰락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닥침에 따라 국제사회는 아프간 신 정부 구성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4일 비밀회의를 열어 라흐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프간 특사가 내놓은 아프간 과도정부 5원칙 등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안보리는 오는 16일 이 안에 대한 투표를 통해 아프간 문제에 대한 유엔의 공식해결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국영 아부다비 TV는 14일 UAE 정부가 유엔의 요구를 받아들여 아프간 신정부 구성을 위한 아프간 제 정파 회의를 이 나라에서 여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아프간의 질서 유지를 위한 유엔 평화유지군을 터키,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 국가 출신 병사들로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브라히미 유엔 아프간 특사의 보좌관인 프란세스크 벤드렐은 이미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 카불의 치안상태가 확인되는 대로 카불로 가서 북부동맹 지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미국의 제임스 도빈스 북부동맹 특사도 로마에서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으로 유력시되는 자히르 샤 국왕을 만난 데 이어 이슬라마바드로 향할 예정이다.
한편 탈레반측의 조직이 와해되고 사기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14일 영국 의회에서 “탈레반 정권이 아프간 전역에 걸쳐 붕괴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또 북부동맹측은 현재 탈레반이 장악한 지역의 전 국토의 20%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북부동맹측은 또 라그만, 로가르 등 동부 4개 도시에 탈레반에 저항하는 대중봉기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영국의 가디언은 15일 탈레반 내에 공개적 저항이 드러나는 등 와해의 조짐이 뚜렷하다고 보도했다. BBC도 탈레반이 동부의 주요 거점인 잘랄라바드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탈레반측은 병력을 재결집해 반격에 나설 것이라며 와해설을 일축했다. 파키스탄 주재 부대사인 소하일 샤힌은 로이터 TV와의 인터뷰에서 "대중봉기 등은 모두 낭설"이라며 "우리는 전술적 후퇴를 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탈레반측이 병력을 재결집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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