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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지상전 완전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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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지상전 완전 실패

탈레반에 기습 당해 수십명 부상

델타포스 등 미국이 자랑하는 특수부대들이 지난 달 20일 아프간 내에서 벌인 첫 지상군작전은 완전한 실패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미군은 특수부대의 아프간 투입을 잠정 중단하고 지상군작전을 아프간 반군 북부동맹측에 맡기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 세이무어 허시가 주간지 뉴요커(12일자)에 기고한 ‘아프간에 투입된 미 특수부대에 어떤 일이 벌어졌나’와 영국 일간지 가디언 6일자 보도 등에서 드러났다.

미국은 지난 10월 20일 새벽, 탈레반의 본거지인 칸다하르 인근 2개 지역에 델타포스와 육군 특공대(ranger)로 구성된 특수부대를 투입, 아프간 공습 이후 첫 지상군작전을 펼쳤다. 한 곳은 칸다하르에 있는 탈레반 수반 오마르의 집무본부, 또다른 공격목표는 칸다하르에서 남서쪽으로 1백km 떨어진 곳에 있는 공군비행장이었다.

특히 공군비행장에서의 작전 모습은 그날 저녁 미국 전역에 TV로 방영돼 미 특수부대의 위용을 알리는 데 한몫을 톡톡히 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리차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미 특수부대가 “탈레반의 심각한 저항 없이 아프간내 작전을 해낼 수 있었다”면서 “이번 작전은 완벽한 성공”이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이틀 뒤 브리핑에서 마이어스 의장은 특수부대 투입을 계속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 사실은 두 곳에서의 작전 모두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었다. 허시 기자는 이번 작전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빌어 이번 특수부대 투입은 한마디로 “TV쇼였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비행장 점령작전의 경우, 육군 수색대(pathfinder)가 먼저 투입돼 주변지역에 탈레반 병력이 없음을 확인한 후 카메라 요원을 대동한 특공대가 현장에 진입한 것이다. 한마디로 홍보 목적의 군사작전이었던 셈이다.

오마르의 집무본부 공격은 더 한심한 실패로 끝났다. 오마르가 현장에 없었던 것은 물론 중요한 기밀서류 하나도 건지지 못한 채 퇴각 도중, 탈레반의 기습 공격을 받아 12명이 부상을 당한 것이다. 당초 미군측의 계획은 작전이 끝난 후 일부 병력을 아프간내에 남길 계획이었으나 탈레반의 기습에 혼비백산한 미군은 전원 퇴각하고 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한 미군 병사는 발목이 절단됐으며 탈레반군은 군화 속에 들어 있는 ‘미군의 발’을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또 현장에 투입된 치눅 헬리콥터의 착륙기어가 탈레반의 총격으로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탈레반측은 이 착륙기어를 내보이며 미군 헬기를 격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작전 실패로 델타포스 요원들의 군 수뇌부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허시 기자는 자신이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것도 군 수뇌부의 멍청한 작전에 경종을 울리려는 델타포스 요원들의 제보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아프간 공격을 총지휘하고 있는 미 중앙사령부(CENTCOM) 토미 프랭크 사령관은 불만의 표적이 되고 있다.

특수부대 작전은 소규모의 정예요원이 불시의 기습을 하는 것이 원칙인데 전혀 그렇지가 못했다는 것이다. 통상의 델타포스의 작전은 6명이 한 조를 이뤄 작전에 들어가는 반면, 이번 오마르 본부 공격에서는 자그마치 16대의 무장 헬기 AC-130이 대대적인 기총 소사를 한 뒤 델타포스 1백명과 함께 엄호 요원으로 육군 특공대 2백명이 투입됐다.

한마디로 특수작전치고는 지나치게 요란했다는 것이다. 델타포스의 한 장교는 “마치 잠든 놈을 깨워 놓고 공격해 들어간 꼴”이라고 자평했다.

한편 영국의 가디언도 파키스탄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마르 집무본부 공격은 탈레반측의 완강한 저항으로 다수의 미군 부상자를 냈고, 공군비행장 공격은 대국민 홍보와 신참 병사의 사기진작용이었으며, 이번 작전의 실패로 유사한 작전의 계속 여부가 재고되고 있으며, 프랭크 사령관의 지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랙에 본부를 둔 델타포스는 존재 자체가 기밀로 분류되며 이 부대의 모든 활동은 사후 공표를 원칙으로 하는 미 최정예 특수부대다. 하지만 델타포스의 실패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93년 소말리아 구호작전 당시 델타포스를 포함한 미 특수부대 요원 18명이 반군들에게 살해돼 그 시체가 길거리에서 끌려다니는 장면이 전세계에 보도된 적이 있었다. 이번 실패로 델타포스는 또 한번 망신을 당한 셈이다.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작전이 실패로 끝난 직후인 10월 21일, 미국은 영국에 대해 영국의 최정예 특수부대 SAS 1개 여단을 즉각 아프간에 배속시켜줄 것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한다. 특수부대 투입보다는 아프간내에 기지를 구축해 군사작전을 펼치는 편이 낫다는 게 영국 입장이라고 한다.

따라서 미군의 특수부대 투입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같은 사실이 잇따라 보도되자 지난 6일 미군 31명의 부상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미군의 부상은 탈레반의 공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미군 폭발물 파편에 맞거나 낙하에 따른 골절상 등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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