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 앤 푸어스(S & P)사가 10일 아르헨티나의 채무 등급을 또다시 내리면서 아르헨티나의 채무 디폴트(지불 불능) 문제가 국제금융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금융권이 작년 12월에 397억 달러, 올해 8월에 80억 달러, 도합 477억 달러를 지원했지만 역시 역부족이란 체념이 아르헨티나 국내외에 확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국가신용도는 지난 7월에 파키스탄과 같은 등급이었지만, 이제는 투자자에게 가장 위험한 두 나라 중의 하나가 되었다. 나머지 한 나라는 2년 전 외채 상환 중지 사태까지 갔던 에콰도르이다. 2년전 핵실험에 따른 미국의 경제제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파키스탄은 미국의 아프간 공습에 대한 협조 대가로 경제적 도움을 받으면서 최악의 상태는 넘겼다.
S & P 사는 이렇게 말한다. “연방정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2001년에 재정적자 제로 달성, 나아가 내년에 긴축 예산을 유지할 전망이 약화되었다....(따라서) 제 때에 외채 원리금 상환을 보장할 전망도 하락되었다.” 외화표시 장기외채에 대한 평가등급은 CCC+. 디폴트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이다.
이 회사는 이토록 비관적인 전망을 내린 근거를 9월의 재정 수입이 14% 줄어든 데서 찾는다. 만약 IMF의 추가지원과 상환 연기 등 외채 구조의 강제 조정이 없이는 결국 디폴트 사태가 조만간 도래한다고 보는 것이다. 불과 2달전에 80억 달러를 추가지원하기로 약속했던 미국 재무부와 IMF로서도 난감한 상황이다.
경제의 구조분석을 통해 중장기적 국가위험도를 평가하는 S & P 사와는 달리, 매일 국가위험도를 평가하는 JP 모건 투자은행의 지수로는 전날보다 18 포인트 오른 1893 포인트. 미국 재무부 채권 금리에 19%가 추가되어야 아르헨티나 채권이 팔린다는 뜻이다.
아르헨티나는 이제 터키와 수리남보다 아래 등급에 내려와 있고, 볼리비아, 도미니카 공화국, 엘살바도르, 인도, 요르단, 리비아, 러시아, 세네갈보다 두 등급 아래에 있다.
14일의 중간 선거를 나흘 앞두고 있어 국내 금융권이 다소 혼란을 보이고 있을 뿐이라고 아르헨티나 정부는 애써 위안하지만, 선거 이후에도 위기와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분석가들의 공통된 평가이다. 신용등급 평가의 하락과 더불어 은행간 콜금리도 대폭 올랐고, 메르발(종합주가) 지수는 0.6% 떨어졌다.
잠 못 이루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밤은 언제나 끝이 날 것인가?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