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기초연금 수정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복지부가 청와대에 제출한 기초연금안 보고서 원본 제출을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이날 보건복지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영찬 복지부 차관에게 복지부가 청와대에 제출한 '기초연금 보고서' 원본을 제출하라고 보건복지부를 압박했다.
야당 "청와대에 제출한 원본 공개해야" vs. 복지부 "공개 못 해"
이 의원은 같은 당 김용익 의원과 함께 복지부가 지난 8월 30일 청와대에 제출한 보고서 원본을 따로 입수해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는 현행 기초연금 방안에 대해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손해가 되고,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한 저소득층이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이 의원은 "당시 복지부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한 기초연금 방안은 문제점이 많다고 분석했다"며 "복지부가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현재 방안에 대해 '문제 없다'는 입장으로 바뀐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복지부가 갑자기 입장을 바꾸었거나, 청와대가 복지부의 반대에도 현행 안을 밀어붙였음을 암시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기초연금 관련 청와대 보고 현황을 달라고 했더니 발췌본으로 왔다"며 "발췌본에는 (기초연금 제도 도입에 대한) 세 가지 방안(소득 혹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른 차등 지급, 정액 지급)에 대한 설명 개요만 있고, 각 방안에 대한 문제점을 (자세히) 분석한 내용은 원본에 있다"고 주장했다.
원본을 공개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이영찬 차관은 "(원본을) 그대로 제출하면, 대통령 비서실에서 나중에 기록물로 된다든지 하는 어려움 때문에 행정 부처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원본을 제출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야당 "반토막 연금" vs. 여당·복지부 "과장이 너무 심해"
야당 의원들은 현행 정부 안에 대한 공세도 펼쳤다.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기초연금을 10만~20만 원으로 차등 지급하는 정부 안이 최종 도입되면, 현행 제도를 유지했을 때보다 미래 세대가 불이익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최동익 의원은 "현행 기초노령연금법은 (실질 임금 상승률을 반영한) A값(국민연금가입자 전체 평균소득의 3년 평균값)에 비례해 연금을 지급하지만, 정부 안대로 앞으로 물가 상승률에 연동해 지급액을 정하면 실제 지급하는 돈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실에 따르면 현행 기초노령연금제도를 유지하면 2034년 65세 노인은 70만8079원을 받지만, 정부 안이 통과되면 35만1449원밖에 받지 못한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기초연금이 20년 뒤 무조건 현행 기초노령연금보다 반토막이 난다는 주장은 과장됐다"고 맞섰다. 김 의원은 "A값 변화율이 물가 상승률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동안 물가 상승률이 A값 상승률보다 높았고, 지난해는 0.1%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복지부 또한 "현재 입법 예고된 기초연금법 5조와 6조를 바탕으로 5년마다 기초연금액의 적정성을 평가해서 어떤 경우라도 연금액의 실질 가치가 보장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5년마다 기초연금 지급액 계수 등을 조정해 국민이 손해 보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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