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청선 랭키닷컴 웹애널리스트는 지난 10일자 칼럼에서 "주요 뉴스·미디어 산업군(종합 일간지, 경제 신문, 스포츠 신문, TV 방송, 연예·오락 전문지, IT 뉴스, 지역 뉴스)의 트래픽이 평균 20% 이상 감소(IT 뉴스 51% 감소)"했으나 "전체 뉴스·미디어 이용자 감소폭은 3.6%"라고 밝혔다.
또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는 <시사인> 291호에 기고한 '네이버에게 뉴스란 버리기 아까운 계륵'에서 지난 1일과 3일 네이버 뉴스 트래픽을 분석한 결과 "뉴스스탠드 전면 시행 첫날 방문자 수는 241만 명으로 하루 평균 21만 명 수준이었던 3월에 비해 오히려 11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즉, 대부분의 언론사가 급감한 트래픽으로 인해 생존을 고민하는 상황에 처한 반면, 네이버가 각 언론사 뉴스를 편집해 네이버 자체 트래픽으로 소화하는 '네이버뉴스' 방문자는 대폭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네이버 뉴스 서비스가 그간 지향한 '언론사에 트래픽을 돌려주기'라는 목표에 어긋나는 결과다.
도입 열흘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적어도 그 기간 동안 '낚시성 기사'가 사라지지도 않았다. 상당수 언론은 여성의 몸매를 드러낸 사진을 전면에 배치하는 식으로 지면을 편성해, 오히려 뉴스 질이 더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마저 들린다.
이처럼 논란이 크게 이는 가운데, 11일 김상헌 NHN 대표가 직접 언론사와 만나 뉴스스탠드 체제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관훈초대석에 참석한 김 대표는 "사용자들이 익숙해지면 언론사 트래픽이 회복될 것"이라며 "뉴스스탠드는 새로운 목적 달성을 위해 도입한 새 사용자 경험(UX)"이라고 강조했다.
▲김상헌 NHN 대표. ⓒ관훈클럽 제공 |
"사용자들이 익숙해지면 언론사 트래픽 회복될 것"
김 대표는 'UX가 불편하다, 백화점인데 제품을 보여주지 않고 회사 로고만 보여주는 식이다'라는 지적에 대해 "불편하다는 건 굉장히 상대적인 개념"이라며 "새로운 형식에 익숙해지고 나면 (사용자들이)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불편하다는 지적은 저희도 수긍하고, 고민해보겠다"면서도 "새로운 UX의 장점과 발전 가능성을 인내하고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뉴스스탠드 도입으로 인해 네이버 첫 화면 중간에) 전에 없던 뷰어(viewer)가 새로 생겨, 사용자가 원하는 신문사에 들어가고 나면 전보다 더 많은 기사를 볼 수 있다"며 "이후 옆으로(다른 언론사를 선택해주는 화살표로) 옮겨가면 또 다른 신문으로 바로 넘어갈 수 있는 새로운 UX가 생긴 것"이라고 뉴스스탠드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나아가 단순히 네이버에 불평만 하지 말고, 언론사 스스로 개선 노력을 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각 언론사가) 방문하는 이용자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셔야 한다"며 "백화점에 왔는데 주인이 아무런 노력도 안 하고 안내도 하지 않는다면 방문자는 그 백화점을 다시 찾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언론사 스스로 콘텐츠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긴 했느냐는, 사실상의 질책성 반문이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이전 서비스인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 "(각 언론사의) 선정적 편집이 늘어나고, (네이버 이용자의) 항의가 늘어나는 상황이 반복됐다. 한 언론사 캐스트 화면에는 한 화면 안 모든 기사에 '충격'과 '경악'이 달리기도 했다"며 뉴스스탠드 체제로 전환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뷰어(뉴스스탠드)가 잘되면 저희도 잘된다"며 각 언론사에 "전통적인 텍스트 기사만 고민하거나, 선정성·낚시성 제목을 또 달게 되면 (네이버와 언론사가) 같이 실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지난 2008년 대선 당시 <뉴욕타임스>의 인포그래픽 기사를 예로 들며 "<뉴욕타임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굉장히 다채로운 인포그래픽(시각적으로 표현한 정보물)과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사용자의 클릭을 유도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한국) 언론사에도 디자이너가 필요한 시대가 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상반기 중 이익 공유할 것"
김 대표는 다만 "저희는 언론과 적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저희는 무엇보다 큰 상생인 트래픽을 (언론사에) 제공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각 언론사에 뉴스스탠드 도입에 따른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상반기 중 뉴스스탠드에 따른 광고 수익을 언론사와 나누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뉴스 소비자가 영문 뉴스를 소리로 듣는 서비스를 지난 3월에 오픈한 데 이어, 한글 뉴스에 대해서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요약하자면, 이날 김 대표의 발제 내용은 크게 두 가지 주장으로 나눌 수 있다. 뉴스스탠드 도입 초기에 따른 사용자 부적응 상태를 네이버의 탓으로만 돌리는 건 옳지 않다는 지적, 그리고 언론사 스스로 콘텐츠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라는 비판이다.
김 대표는 그러나 트래픽 급감이 심각한 만큼 '네이버뉴스' 서비스를 폐지할 수 없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거절의 뜻을 밝혔다.
그는 "저희도 서비스 기업이다. 지금도 여전히 네이버뉴스에 만족하고, 그걸 유지하기 원하는 이용자가 있다"며 "네이버뉴스를 폐지하는 데 따른 이용자 혼란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스탠드 전환 이후, 유일하게 제목이 다른 화면에 따로 노출되는 <연합뉴스>의 단독 서비스 역시 없애지 않겠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그는 <연합뉴스> 기사를 따로 배치하는 이유에 대해 "속보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며 "큰 틀은 바꾸지 않는다. <연합뉴스> 사이트가 이 서비스로 인해 더 활성화됐다는 지표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적잖은 언론사 관계자들은 신문사에 기사를 공급하는 기간 통신사인 연합뉴스가 소매 경쟁 시장에서 이와 같이 독립 화면을 할당받는 건 부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와 별개로 네이버가 세계에서는 여전히 작은 덩치의 디지털 기업에 불과하다며, 독점 논란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날 초대석은 관훈클럽 오태규 총무(<한겨레> 논설위원)의 주최로 열렸다. 김도식 SBS 뉴미디어부 부장과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디지털전략부 차장이 지정 토론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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