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9시 30분 방문진은 김재철 사장 해임안 결의를 위해 임시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의 입장을 확인한 후 해임안을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최종 통과시켰다. 방문진이 MBC 사장을 해임키로 한 건 1988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해임안을 발의한 이사들은 야당 측 이사 3명과 여당 추천 김광동, 차기환, 김용철 이사 등 모두 6명이다. 전체 이사 9명 가운데 박천일 이사는 이날 불참했다.
방문진 이사들은 "공영방송의 거버넌스 체제에 대한 무시, 문화방송의 사유화 시도, 문화방송의 관리·감독 권한을 지닌 방문진 체제에 대한 거부"를 이유로 김 사장 해임안을 상정했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이사회에 출석해 지역사 사장과 관계사 임원 인사를 독단으로 처리한 데 대해 "고의가 아닌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사장 취임 후 정권 낙하산 논란에 휘말리고, 사장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이어왔다는 지적을 받은 김 사장은 임기를 온전히 채우지 못하고 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재철 MBC 사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이날 방문진은 네 번째로 김 사장 해임안을 상정했다. 지난 8기 이사회에서 두 차례, 이번 9기 이사회에서 한 차례 상정됐으나 모두 부결됐다. 이 때문에 당초 이날도 김 사장 해임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조심스런 관측이 많았다.
실제 표결 하루 전인 전날 저녁에는 당초 해임안 상정에 찬성했던 일부 여권 이사들 사이에서 김 사장 해임 반대 입장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도 이날 해임안 통과가 어려우리라 관측하고, 오후 2시 방문진 앞으로 찾아가 농성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방문진이 내부의 반대 기류를 넘어서 김 사장 해임을 결정했으며, 이는 여권 추천 이사들 사이에서도 김 사장 체제로는 더 이상 MBC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MBC 노조는 "늦었지만 방문진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현재 MBC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어떤 인물이 차기 사장으로 적합한지를 방문진이 고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방문진은 MBC 사장 선임과 해임 권한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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