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단과 조총련의 역사적 화해를 상징하는 첫 행사로 기대를 모았던 6.15 남북정상회담 6주년 기념행사의 공동참석이 좌절될 것으로 보인다.
민단이 중앙본부 주도의 화해 합의에 지방조직의 강력한 반발이 계속되자 '6.15 민족통일대축전'의 공동 참가를 단념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17일 결성 60여 년만에 이뤄진 민단과 조총련의 역사적 화해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우려된다.
이달 14일부터 광주에서 열릴 계획인 6.15 행사는 남북한 시민사회와 당국 관계자로 구성되는 본국위원회와 조총련 등으로 구성되는 일본지역위원회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민단은 4월말 이 위원회에 참가를 신청한 데 이어 5월 17일 발표한 조총련과의 공동성명에서 "축전에 일본지역위원회 대표단 멤버로 참가한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민단은 1일 도쿄 중앙본부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6.15 공동선언실천 일본지역위원회' 참가 문제를 논의했으나 반대론이 속출했다.
반대의 이유는 70년대 민주화운동 방침을 둘러싸고 민단이 '적성단체'로 규정한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간부가 일본지역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라고 참석자들은 밝혔다.
일본지역위원장은 애초 민단 소속이었다가 제명당한 곽동희 한통련 상임고문이 맡고 있다.
회의에서는 또 지방본부에 사전설명 없이 중앙본부가 일방적으로 조총련과의 화해를 추진한 데 대한 비판도 잇따라 하병옥 단장이 사과하는 장면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집행위원회는 이에 따라 기념축전 주최단체인 일본지역위원회 가입을 일단 보류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에 있는 민단 본국사무소 관계자는 "곽동희 상임고문을 일본지역위원장으로 추대하는 과정에서 민단-총련-한통련 3자가 협의를 했어야 하는데 총련과 한통련이 먼저 결정을 한 후에 민단에게 동의를 구하는 등 선출 과정에 문제가 있었고 그에 대한 민단 내부의 반발이 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민단이 6.15 행사에 완전히 불참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지난해 8.15 행사에서 해외 한인대표단을 초청했던 적이 었었는데 그같은 형식의 참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민단과 총련은 지난달 17일 만남에서 오는 8월 15일 기념행사도 공동으로 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6.15 공동행사 참가 문제로 이같이 갈등을 빚어 8.15 기념행사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 졌다. 본국사무소 관계자는 "6.15 행사 공동참가가 무산되긴 했지만 8.15 기념행사를 공동으로 개최하자는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고 가능한 한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를 직접 준비하고 있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상임대표 백낙청)는 일본 동포사회 내부의 문제에 관해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보도가 나간 2일 오후 운영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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