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최필립, 박근혜 취임일 돌연 사퇴…왜?

"정수장학회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들어" 강조

지난해 대선 이전 '장물 논란'에 휩싸였던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85)이 박근혜 대통령 취임일인 25일 저녁 돌연 사임을 선언했다. 박 대통령 취임 첫날 갑작스레 이뤄진 결정이라 여론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 최 이사장은 부산일보사를 통해 각 언론사에 보낸 팩스에서 "저는 오늘자로 그 동안 봉직해 왔던 재단법인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물러나고자 한다"며 "이제 이사장으로서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만큼 모두 용서해주시고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최 이사장은 장물 논란과 MBC 지분 매각 논란이 일면서 지난 대선의 주요 쟁점의 한 가운데 섰던 점을 의식한 듯 "그 동안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지키고 있던 것은 자칫 저의 행보가 정치권에 말려들어 본의 아니게 정치권에 누를 끼치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수장학회는 50여년 전 박정희 대통령이 수립한 엄연한 공익 재단"이라며 이 재단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변했다.

지난 대선 당시 정수장학회는 부산 기업인이었던 고 김지태 씨가 자신이 설립한 부일장학회를 박정희 정권에 헌납하는 과정에서 강압에 의해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논란이 됐다. 고 김 씨의 유족들은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하고,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와 장학회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이사장은 대선 이전 정수장학회가 보유한 MBC 지분을 매각해 일부 대학생들의 장학금으로 만드는 방안을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 등과 논의했다. 이 사실은 <한겨레신문> 보도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해당 기사를 쓴 최모 기자를 지난달 18일 불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