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큰 충격을 안긴 연기자 장자연의 죽음으로 그간 암암리에 거론되던 여성 연기자의 가혹한 현실과 한국 연예계의 어두운 면이 다시금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 <노리개> 스틸 컷. ⓒ마운틴픽쳐스 제공 |
지원을 원하는 누리꾼은 사이트를 방문해 2500원 이상 투자할 수 있다. 펀딩 금액에 따라 개봉 후 참여자는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 주연배우 마동석을 비롯한 대부분의 배우와 제작진은 영화 제작을 위해 노 개런티로 참여했다.
<노리개>는 부당한 권력의 강요로 인해 자살한 한 여성 신인배우의 죽음을 쫓는 법정 드라마로, 장자연 사건을 연상시킨다. 주인공인 기자 이장호(마동석)와 신인 검사를 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연예기획사 대표, 언론사 사장, 영화감독, 매니저 등 다양한 등장 인물이 출연해 장자연 사건의 비극을 정면으로 다룬다.
제작진은 "연예계에서 고질적으로 되풀이되는 성 상납 로비 문제와 약자를 향한 거대 권력의 잔혹한 살인 행위를 낱낱이 드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 영화는 기획 초기부터 어려움에 부딪혔다. 제작진은 "대기업과 매니지먼트들은 모두 참여를 꺼려했고, 그로 인해 제작은 번번이 무산됐다"며, "제작 과정에서 자본에 의한 끊임없는 외압"이 있었고 "영화가 완성된 지금도 여전히 소송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영화가 개봉할 경우, 어느새 잊힌 장자연 사건이 다시금 거론되면서 연예계를 개혁하자는 사회적 목소리도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9년 3월 장자연이 자살하면서 남긴 이른바 '성 상납 문건'이 폭로되면서 불거진 이 사건은 연예계를 둘러싼 거대 권력이 개입된 대형 스캔들로 커졌다.
사건이 알려진 후 적잖은 여성 연예인이 용기를 내 자신도 술 접대 자리에 불려간 적이 있음을 알리면서 연예계의 어두운 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로 인해 언론사와 IT업체, 금융업체 대표 등이 줄줄이 소환 조사를 받았고, 연예계 인사 상당수도 조사 받았다.
2009년 7월 경찰은 7명을 사법 처리하고 13명은 불기소 처분하거나 내사 종결하는 내용의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리스트'에 오른 유명인사 전원이 '혐의없음' 처분을 받아 세간의 분노를 자아냈다.
그러나 2011년 3월 SBS의 단독 보도로 장자연이 생전에 31명을 100번 넘게 접대했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로 추정되는 문건 50여 통이 발견되면서 사건은 다시금 논란이 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이 문건이 장자연의 친필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여성 연예인의 성 접대 논란은 한국만 겪는 일은 아니다. 중국과 일본, 대만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스캔들이 터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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