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성주, 이하 본부노조)와 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중심인 공정방송노조에 이어 '제3노조'가 출범한다.
지난해 파업 사태 당시 채용된 시용기자와 파업 이후 채용된 경력기자 중에서 상당수가 가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KBS처럼 양대 노조 체제가 될지, 본부노조와 대립각을 세울지 여부 등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계자들에 따르면 '제3노조'는 이날 김세의 기자와 박상규 기자, 최대현 아나운서를 대표신고자로 해 노동부에 복수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대표자인 김세의 기자는 MBN에 2년간 근무하다 지난 2004년 MBC 공채로 입사했으며, 지난해 파업에도 본부노조 조합원 자격으로 참여했다. 박상규 기자는 부산MBC 출신으로 지난해 파업 당시 MBC에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최대현 아나운서는 파업 도중 양승은 아나운서와 함께 본부노조를 탈퇴했다.
김 기자는 "다음 주 무렵 새 노조의 설립 취지와 방향 등을 공개하려 했으나, 예상보다 일찍 알려져 당황스럽다"며 "아직 노조 사무실도 없고, 조합원 가입 신청서를 돌리지도 못한 상태"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현재로서는 이들 정규직 3명이 조합원이지만, MBC 내부 정황상 시용기자와 경력기자 상당수가 제3노조에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경력 채용자들이 본부노조와 파업 도중 정황적으로 각을 세우는 위치에 선 데다, 현재 비조합원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규모는 50~60명 선으로 추정된다.
새로운 노조의 출범 가능성은 지난해 파업 당시부터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기존 본부노조가 강한 결속력으로 뭉친 마당이라, 시용기자와 경력기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뭉칠 계기를 찾을 수밖에 없으리라는 게 전망의 이유였다. 결국 공채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전망이 현실이 된 셈이다.
김 기자는 그러나 제3노조를 본부노조와 대립각을 세우는 조직으로 해석하는 건 삼가달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 가입하시는 분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눈 후 방향을 정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다른 방식으로 노조가 추구해야 할 목적을 얻고자 하는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기자는 "지난해 파업 당시 조합원들이 7개월간 월급 한 푼도 받지 않고 파업했다. 과연 이런 방식의 접근이 옳은가라는 고민이 있었다"며 제3노조 설립 이유를 일부나마 밝혔다. 본부노조와는 다른 방식의 구도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셈이다.
제3노조에 대해 본부노조 박재훈 홍보국장은 "본부노조는 여전히 1000명 조합원이 가입한 우선협상자 자격을 갖고 있으며, 이 지위가 변하진 않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이분들(제3노조)이 어떤 목적을 표방하는지, 무엇 때문에 새로운 노조를 설립했는지를 알기 어려워 입장을 말하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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