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 누출 사고가 처음 있는 일이었다는 삼성전자 측의 주장과 달리 2010년에도 불산 누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불산 사고 은폐 정황을 두고 삼성 측의 거짓말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2011년 대한직업환경의학회 회지에 실린 불산 노출 환자가 삼성반도체 화성공장에서 일하던 하청업체 노동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회지는 당시 이 환자의 소속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2만 명 규모의 반도체 제조업체에서 불산의 공급과 교체, 설비 유지를 담당했던 엔지니어'라고 설명했지만 삼성 측은 신문에 화성공장 소속 하청업체 노동자라고 확인했다.
당시 37세였던 이 노동자는 2010년 9월 불산 공급 장치의 파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질소 투입 검사를 하던 중 배관이 깨져 누출된 불산에 접촉돼 얼굴과 목, 양팔, 다리 등에 통증이 왔고 입 안으로도 불산이 들어갔다. 전신의 15% 면적에 불산 화상을 입은 이 노동자는 내부 장기나 뼈의 이상은 없어서 17일간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회지에 실린 이 논문에서 의료진은 화성공장 내부에 불산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의료진은 불산이 누출됐을 때 노동자를 지켜줄 수 있는 보호 장비가 충분히 구비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불산 치료제인 칼슘 글루코네이트 겔도 사업장에 비치하라고 권했다. 하지만 삼성은 2년여 뒤 유사한 불산 누출 사태를 겪었고 노동자까지 사망하면서 평소 작업장 내 안전 조치에 소홀했다는 비난에 할 말이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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