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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에서 '염산 누출' 사고…업체, 초기 은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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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에서 '염산 누출' 사고…업체, 초기 은폐 의혹

환경단체 "구미 불산 누출 사고 이후에도 매뉴얼 없어"…2차 피해 우려

경상북도 상주시 청리면에 있는 태양광발전 소재 생산공장에서 염산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대구환경청은 "오염도 측정 결과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일부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12일 오전 7시쯤 웅진폴리실리콘 공장에서 얼어 있던 250톤 규모의 탱크 안에 들어 있던 염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주민 760여 명이 한때 대피했다.

사고는 최근 한파로 염화수소를 저장하던 탱크로리와 배관을 연결하는 밸브 부위가 동파돼 금이 가면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50t 규모의 탱크 안에 있던 200t의 염산 중 상당량이 액·기체로 누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공장 관계자는 사고를 인지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공장 직원이 염산 누출 사실을 발견한 시간은 (12일) 오전 7시 30분께로 밝혀졌다"며 "하지만 신고는 3시간이 지난 후인 오전 11시께에야 마을 주민에 의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탱크에서 새어 나온 염산이 눈과 섞여 기체 상태인 염화수소로 변해 사방으로 퍼지면 호흡기를 통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

13일 대구환경청은 사고 발생 이후 공장 주변 지역의 축사(500m 지점)와 마을(800m 지점)에서 대기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오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 등은 이날 인근 마을 주민 760여 명에게 내렸던 대피명령을 해제했다.

그러나 토양오염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주민들의 불안함이 커지고 있다. 사고 당시 마을 주민들은 매콤한 가스 냄새로 인해 한때 호흡기 곤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환경운동엽합 정수근 국장은 "지난번 구미 불산 누출 사고 이후에도 정부는 여전히 안전 매뉴얼을 만들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안전하다고만 얘기할 것이 아니라 안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국장은 "염산에는 부식 작용이 있어 염산에 노출되면 피부가 헐어버린다"며 "염산이 몸속에 들어가면 몸 안에서 그런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염산이 대기나 토양 등을 통해 작물에 축적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사고가 일어난 웅진폴리실리콘 공장에서는 2년 3개월 전에도 폭발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10월 23일 당시 공장의 실외 폐가스 처리 공정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과정에서 공장 직원 1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바 있다. 같은 공장에서 2년여 뒤 또 다른 사고가 날 때까지 정부가 아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셈이다.

한편 소방당국은 공장 주변을 통제하고 밤샘 방제작업을 벌였으며, 경찰은 공장 측이 이번 사고를 은폐하려 한 정황이 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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