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이동통신 요금 논란은 SK텔레콤, KT, LGU+등 대형 통신사의 과다한 마케팅 비용의 소비자 전가, 통신요금 원가 산정 문제를 중심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근 설립이 용이해진 협동조합을 통해 소비자들이 '알뜰폰'(MVNO) 업체에 저렴한 가격에 가입할 수 있게 해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전국통신소비자 협동조합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 모집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KT쪽 MVNO인 에버그린모바일을 통해 기본요금 3300원에 통화요금 1초당 1.8원, 문자메시지 요금 1건당 15원을 받는 요금제를 마련해 조합원들이 공동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본요금 3300원은 기존 이동통신 3사의 1만1000원에 비해 70% 낮은 수준이다. 통신요금 인하를 위해 지난해부터 활성화된 MVNO 요금제는 이동통신 3사에 비해 기본료가 더 낮다. 전국통신소비자 협동조합은 이 중 기본료 5300원 요금제에서 조합이 매월 2000원을 보조금으로 지불하는 조건으로 3300원까지 낮췄다고 밝혔다. 기본료 인하의 통신비 절감 효과는 부가세 포함 1인당 매월 8470원, 4인가구 기준 3만3840원으로 조합 측은 추산했다.
MVNO 요금제 중에는 기본요금을 아예 받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조합에 가입하면 가입비 2만4000원과 유심(USIM)비 5500원이 면제되는 장점이 있다. 가입 시 1만 원 이상의 조합비를 내야하지만 당분간은 통신사 측에서 대납하기로 했다.
▲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통신비 인하 100만인 서명운동 1차성과 보고'에서 전국통신소비자 협동조합 이용구 상임이사(오른쪽)가 "이동통신 기본요금 70% 인하" 등의 통신소비자 협동조합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같은 요금제는 최소 3만4000원 이상의 패키지 요금제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특히 유리하다. 한달에 셀룰러데이터 500메가바이트를 쓰기 위해서는 1만 원을 더 내면 된다. 5000원을 추가하면 1기가바이트까지 늘어난다. 실제 통화요금을 제외하고 부담하는 고정 비용이 1만3300원에 불과해 패키지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기본통화시간, 문자메시지 등이 과다하다고 여기는 이용자들에게 유용하다. 다만 LTE 스마트폰은 당장은 가입이 불가능하다.
통화 품질에 대해 조합 측은 3개월간 테스트를 거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조합 측은 요금제 뿐 아니라 휴대전화 단말기 공동구매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월 1만원 정액제 인터넷회선 요금도 올 3월 중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협동조합의 활동은 그 동안 이통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지출하던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요금인하로 돌리는 계기를 마련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동안 통신요금 인하 운동을 벌여오던 시민단체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소비자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협동조합을 통한 이동통신 가입이 활성화되면 독과점 구조의 대형 이통사를 향한 요금 인하 압력도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소비자 협동조합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홈페이지(www.tong.or.kr)를 방문하거나 대표전화(1666-3300)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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