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AP> 통신이 3일 서울발 기사로 전했다.
슈미트 회장은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가 이끄는 방북단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이번 방북이 이달 초 실행될 수 있으며, '사적인 여행'(private trip)이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글과 리처드슨 전 주지차 측은 이러한 보도에 대해 공식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LA타임스>가 전했다.
지난해 10년 만에 CEO 자리에서 내려온 슈미트 회장은 전 세계 정치가나 사업 파트너, 정부 관계자들을 주로 상대하는 대외업무를 맡아왔다. 미국에 본사를 둔 구글의 최고위급 경영진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넷 자유를 옹호하는 세계 굴지의 IT기업 회장이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통신망을 운영하는 국가 중 하나인 북한을 방문한다는 사실 때문에 <AP>의 보도는 비상한 관심을 낳고 있다.
북한은 새 지도자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과학기술 분야의 발전을 강조하는 등 과학기술을 통해 경제 발전을 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일반 주민의 인터넷 접근이 거의 불가능하며 인터넷 통제가 가장 심한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국제 언론감시단체 '국경없는 기자회'는 올해 초 국민들의 인터넷 자유를 통제하는 12개 국가 중 하나로 북한을 꼽은 바 있다.
또한 미국과 북한은 공식 수교를 맺지 않았고, 미국의 대북제재로 인해 미국 기업과 관계를 맺고 있는 북한 기업 역시 거의 없기 때문에 슈미트 회장과 리처드슨 전 주지사가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예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리처드슨 전 주지사와 슈미트 회장의 방문이 북미관계가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시점에서 나온 것은 사실이다. 지난달 북한은 위성을 탑재한 3단 로켓을 발사했고 미국 정부는 이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로 간주해 국제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북한 당국은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배준호) 씨가 북한에 '적대적인'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억류되어 있다고 확인했다. 이 때문에 과거 수차례 북한을 방문하면서 억류됐던 미국인을 석방하기 위한 협상을 이끌었던 리처드슨 전 주지사가 북한 지도부를 만나 배 씨의 상황을 논의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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