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국내 주식시장에 '사이드카'가 발동되더니 9일 코스피 장중 한때 1700선이 붕괴되며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증시 폭락이 걷잡을 수 없는 상태다. 이제는 '1700선이 유지되느냐' 보다 밤사이 미국 뉴욕 증권 거래 시장 상황에 따라, 다음 날 국내 주가 추가 하락이 예상돼 투자자들의 가슴은 더욱 답답하기만 하다.
이렇게 방송사와 신문사가 주가 하락과 관련해 경제 뉴스를 속보로 다루고 있는 것과 달리, 트위터는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유독 트위터 이용자의 관심을 끄는 해묵은 기사 하나만 빼고.
"나는 실물경제를 한 사람이기 때문에 허황한 정치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겠지만 제대로 되면 3000포인트 정도 회복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정권교체가 되면 전반적으로 상향조정될 것"
"아마 임기 5년 중에 제대로 되면 5000까지 가는 게 정상"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12월 대통령 후보 시절, 대선을 불과 닷새 앞두고 대우증권 본사를 방문해 한 말이다.(☞2007년 12월 14일 파이낸셜 뉴스 기사 http://bit.ly/mOHvE6)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7월 25일 코스피지수가 처음으로 2000포인트를 돌파했으나, 세계경제위기와 함께 2008년에는 1000포인트 선이 무너졌다가 3년 1개월여 만인 2010년 12월 14일 비로소 2000선 회복했었다.
@intifada69는 "임기 중 코스피 3000이 될 것이며 자기가 당선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주가가 오를 것이라던 예언이 완벽하게 거꾸로 이루어졌구나"라며 "물가는 폭등, 주가는 폭락. 전셋값은 폭등, 실질임금은 하락. 대기업만 호재, 고용은 불안, 747(공약)은 개뿔"이라고 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차기 정권(현 이명박 정권)에서 한국과 세계 경제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민이 지도자를 신뢰하고 지도자가 국민을 전적으로 신뢰하면 우리 주식시장도 활기에 차게 된다"고 강조했었다.
이를 두고 @drunken_muse는 "지금 (주식이 폭락한) 이유를 (대통령에게) 여쭈면 국민이 지도자를 신뢰하지 않아서라고 대답하지 않을까"라고 꼬집었다.
그 외에도 "걱정 마, 각하께서 다 해주실 거야. 각하께서 임기 내 주가 5000 찍게 해주신다고 했잖아. 모두 그 말 믿고 각하 찍었잖아"(@kimpoong), "환율과 코스피를 뒤집어주신 능력자!"(@oresama1009)라는 반응들이 올라오고 있다. 또 '종양내과 의사이자 게으른 아줌마'라는 @SYKimMD는 "그래도 의사는 '내가 완치시킨다'며 뻥을 치지는 않잖아요"라며 "주가지수 3000 운운했던 뻥은 사이비 의료인과도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한편, 정부가 국민연금으로 주가 급락에 대응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bluejera는 "주가 빠진다고 연기금을 일부 주식에 퍼붓는 것은 공적자금을 일부 기업에 편파적으로 지원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woodlee1998는 "대만도 일본도 중국도 지난주부터 연기금을 투입하고 있다. 중국은 100포인트 떨어질 때마다 20%의 비율로 (주식 시장에 연기금이) 들어가고 있다"며 정부의 연기금 투입 조치가 단순 주가 방어 차원이 아닌 주가 폭락에 따른 수습책임을 강조했다.
@doax는 "IMF도 정확히 이런 인식(아무 문제 없다) 아래에 터졌다. 또 이명박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김영삼이고, 멘토가 강만수다"라고 했고 @siminseob은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우리나라 주가의 계속되는 대폭락 사태. 죽어가는 개미들의 한숨소리. 한국경제는 미국의 형편과 사정에 좌지우지되는 그런 힘없는 헛깨비 같은 존재란 말입니까"라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주식 폭락하는데 KT&G 주가만 오르네"(@sejin06)라며 KT&G의 양호한 주가 흐름에 관심을 보였다. 실제로 KT&G는 폭락세 속에서도 장중 한 때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blue_talisman는 "주가가 폭락하니 담배라도 피며 쓰린 마음을 달래는 것이겠죠"라며 "주식 투자한 사람들 여럿 목매달았을 것만 같다"라고 했다.
@kuninje는 "주가 하락은 오늘로 마무리될 것"이라며 "'금융위기는 해프닝'이라는 뉴스를 내일 아침에 볼 수 있었으면 한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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