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곽노현(58) 전 서울시교육감의 교육감직 복귀는 어려워졌다.
27일 헌재는 곽 전 교육감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사후매수죄에 대해 재판관 5(합헌)대 3(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사후매수죄에 대해 "이 조항은 후보자 사퇴 행위가 대가 지급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확립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지키는 데 목적이 있다"며 "사퇴한 후보자에 대한 모든 금전제공 행위를 금지한 것이 아니라 사퇴에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제공되는 행위를 처벌대상으로 삼은 것이어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 조항을 어겼을 때 법정형을 적용함으로써 당선무효형이 선고될 수 있으나, 금품으로 피선거권을 매수하는 행위를 특히 엄격하게 규제하는 입법자의 형사정책적 판단을 고려하면 책임원칙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또 "해당 조항의 내용 중 '대가'라는 개념은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보수 또는 보상을 목적으로 후보자였던 사람에게 금전을 제공하는 행위를 처벌대상으로 규정한 것"이라며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위헌 의견을 낸 송두환·이정미·김이수 재판관은 "선거가 끝난 뒤 금전을 제공한 것을 처벌하는 건 사퇴 의사결정이나 선거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위험이 없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라며 "피선거권의 불가매수성이나 선거의 공정성 확보와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조항은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라는 우리 어법에 맞지 않는 불명확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금지된 구성요건 내용이 무엇인지조차 불분명하게 만들고 있다"며 "실제 이 법률조항이 목적범인지를 두고 대법원과 하급심 법원의 판단도 달랐다"는 의견을 냈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뉴시스 |
이와 관련, 곽 전 교육감은 지난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강경선(59)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를 통해 후보자로 출마했던 박명기(54) 전 서울교대 교수에게 단일화 대가로 2억 원을 건네고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부위원장 직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됐다.
1심 법원은 "대가성은 인정되나 선의로 준 것으로 보인다"며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곽 전 교육감은 "사후매수죄 조항은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이후 곽 전 교육감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2심에서 대가성을 인정해 1심보다 강한 형량인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고, 대법원도 지난 9월 27일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2심 선고 후 석방돼 업무에 복귀했던 곽 전 교육감은 대법원 선고 후 남은 형기를 복역하기 위해 여수교도소에 수감됐다.
사후매수죄가 위헌이라는 결정이 내려질 경우, 곽 전 교육감은 무죄를 선고받고 서울시교육감 직에 복귀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이 경우 문용린 현 서울시교육감과 함께 교육감이 2명이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헌재의 결정에 따라 이와 같은 가능성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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