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느닷없는 이근행 전 노조위원장과 정대균 수석부위원장 특채 시도를 두고, MBC 노조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해고 취소 등의 조치가 없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이유다.
2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성명을 내 "조합이 두 사람의 복직 조치를 흔쾌히 수용할 수 없다"며 MBC가 "두 사람의 복직과 관련해 조합과 단 한 차례 협의도 한 적이 없다"는 점을 이유의 하나로 들었다.
나아가 MBC노조는 원칙적으로 "두 사람의 복직이라면 당연히 해고 취소가 되어야 한다"며 형식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MBC의 이번 인사 조치는 김재철 사장이 임원진의 반대에도 밀어붙여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고 취소가 아니라 경력자 '특별채용' 형식이다. 즉, 사측이 해고한 노동자를 '경력자'로 다시 특별채용하겠다는 것.
노조는 "(다시금 채용하려면) 해고조치로 인해 그동안 입었던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며 "한마디로 김재철이 2년 반 가까이 해고생활을 한 두 사람을 갑자기 'MBC 경력직'으로 신규 채용한 것"이라고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이번 인사명령의 배경에 대선 이후 공영방송 정상화 여론이 높아지는 데 대해 사측이 조직 복원을 명목으로 일부 인사만 선별해 채용한 후, 노조를 길들이려는 시도도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계속된 파업에서 해고된 이들에 대한 복직 여부가 전혀 거론되지 않은 건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노조는 "MBC 정상화를 위해서는 갈라진 조직을 복원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구성원들의 신뢰를 받는 인사들이 책임 있는 자리를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행 전 위원장은 김재철 사장 선임을 반대하는 파업을 이끌다 지난 2010년 6월 11일 해고됐으며, 이후 언론노조에서 활동하다 해고 언론인들의 대안매체 <뉴스타파> 연출과 취재를 맡고 있다.
진주MBC 노조 지부장 출신인 정대균 MBC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진주·마산 MBC 통·폐합에 반대하며 김종국 겸임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주도하다 같은해 7월 19일 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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