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9일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외신들은 한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데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당선자의 '여성'이라는 정체성이 선거의 당락을 가르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박근혜가 당선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가부장적 문화가 심한 국가 중 하나인 한국에서 처음으로 여성이 지도자가 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정계에 여성이 고위직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재계의 여성 고위층도 대게 재벌 가문의 자제인 경우가 많은 한국에서 박근혜의 당선은 대선 전략에서 하나의 중요한 방식을 개척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문은 박근혜의 당선이 한국에서 여성들의 지위를 곧바로 바꾸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전문가들은 그의 부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 판단의 결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여성친화적인 경향으로 치면 야당인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이 더 앞서나가 있었다면서 박근혜 당선자의 경우 반대파들로부터 '공주'라고 불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박근혜 당선자가 과거 우비에 달린 모자를 남들이 씌워줘야 했고, 보좌관이 칼과 포크를 가져다 줄 때까지 햄버거를 먹지 않았다는 전여옥 전 대변인의 주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신문은 냉정하게 보면 이번 대선은 한국의 과거 권위주의 정부에 대한 평가, 그리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처 및 국가의 경제적 성과를 지키는 전체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선거였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유권자들은 야당이 내세운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박근혜는 당선 이후에도 한국의 고도성장에 가려진 그늘과 그에 대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역할에 대한 논쟁과 싸워야 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하면서 특히 재벌 문제에 대해 유권자들이 야당의 공약보다 박근혜의 '재벌 정비론'에 손을 들어줬다고 전했다.
한편, 대북정책과 관련해 신문은 박근혜의 당선이 그 동안 이명박 정부와 발을 맞추던 미국 정부에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전문가들은 문재인보다는 박근혜 정부가 보조를 맞추기 더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박근혜가 당선되면서 한국에서 친미(pro-American) 여당의 집권이 연장됐다며 문재인 후보가 햇볕정책으로의 복귀를 선언한 반면 박근혜 당선자는 이명박 정부의 강경 노선을 비판하면서도 대북관계 회복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