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북한이 위성을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에 대해 한국 당국은 '예상치 못한 시점'에 발사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에 앞서 북한의 로켓 발사가 임박했다는 정황을 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오전 11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발사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임박 부분은 정확하게 파악은 어렵다"고 답했다. 북한이 그동안 발사대를 가려놓은 위장막을 철거하는 과정을 위성사진 등을 통해 파악할 수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에도 김 대변인은 "비밀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익명의 당국자를 통해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과정을 언론에 소상히 알려왔고, 11일에는 북한이 로켓의 기술적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발사대에서 로켓을 분리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12일 오전 발사에 '허를 찔렸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보도 탓이 크다.
북한이 이날 오전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애초에 로켓을 분리했다는 첩보가 잘못됐을 가능성과 북한이 조기에 로켓을 수리하고 12일 발사준비를 완료했을 가능성을 동시에 들고 있다. 두 경우 모두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현재 정부는 '로켓 발사대 해체나, 1단 2단 설치 등은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었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김민석 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로켓 분리 보도는) 확인해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 발표 후 위기상황 국면을 조성하는데 열심이다가 발사 시점을 놓친 후에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 들어 경색된 남북관계에 따른 대북정보력 약화 현상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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