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동북 헤이룽장(黑龍江)성 닝안(寧安)시 보하이(渤海)진에 있는 옛 발해 수도 상경용천부(上京龍泉府) 유적에 대한 복원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 중요 역사유적 보호라는 취지에 따라 추진되고 있지만 발해사를 둘러싼 논쟁과도 깊은 관련이 있고 특히 정치적 색채까지 띠고 있어 어떤 모습으로 복원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헤이룽장성은 이번 사업을 성 차원의 법률로 뒷받침하기 위해 민족문화 선양이라는 시각이 가미된 '당(唐)발해국 상경용천부 유지(遺址) 보호조례(초안)'를 마련, 내달 초순 소집되는 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심의에 부칠 예정이다.
헤이룽장성 '上京 보호조례' 내달초 통과 예정
이와 함께 닝안시와 그 상급 행정단위인 무단장(牧丹江)시는 작년 하반기부터 '상경용천부 유지 개발' '발해국 상경용천부 유지 공원' '발해국 상경용천부 유지 여유문화개발구' 등의 명목으로 외국자본 및 중국내 민간자본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런 사실은 해당 지방 정부의 관련 문건과 현지 소식통들에 의해 확인됐으나 복원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인의 접근이 일체 차단된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닝안시와 무단장시는 상경용천부 유적을 중심으로 공원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징보(鏡泊)호, 무단강 등 주변 경승지를 함께 묶어 관광단지화함으로써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여 지역경제 발전까지 도모하겠다는 속내도 드러내고 있다.
발해를 "당나라 때 중국 동북지역에 말갈족과 다른 민족이 세운 소수민족 정권"으로 못박고 있는 중국은 지난 1961년 상경용천부 유적을 제1차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로 지정했으며 지난 2002년부터 5개년계획으로 복원 준비작업을 해 왔다.
중국은 공원화.관광단지화 사업의 일환으로 상경용천부 복원을 완료한 후 빠르면 오는 2007년 이를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전체 보호대상구역에 거주하던 투타이쯔(土臺子) 마을 등의 주민은 지난 겨울을 전후해 대부분 이주한 상태이고 아직 188가구는 남아 있으나 이들 가구도 지방 정부에서 상응하는 보상을 해줘 단계적으로 내보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 상경용천부·삼령분 = 상경용천부는 중경현덕부(中京顯德府. 중국 지린성 허룽), 동경용원부(東京龍原府. 지린성 훈춘), 서경압록부(西京鴨綠府. 지린성 린장?), 남경남해부(南京南海府. 함남 북청) 등과 함께 발해(서기 698-926년) 5경(五京) 가운데 하나로 그 규모가 가장 컸던 도읍지였다.
발해 제3대 문왕 대흠무(大欽武)가 서기 755년 중경현덕부에서 이곳으로 천도한 후 잠깐 다른 곳으로 재천도했던 기간을 제외하고는 926년 멸망할 때까지 160여 년간 발해의 수도였다.
상경용천부의 외성 둘레는 16.3㎞, 총면적은 16.4㎢로서 당나라 장안성(長安城)의 5분의1 크기지만 성당(盛唐) 시기에는 아시아 최대의 도시 가운데 하나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성, 내성, 궁성의 3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고, 궁성의 동궁.서궁 등 5개 궁전 유적은 전체 모양이 상하 장방형인 내성의 북쪽 중심지에 있고 나머지 내성 유적은 남북으로 곧게 뻗은 '주작대로(朱雀大路)'를 중심으로 동.서에 자리잡고 있다.
삼령분은 발해 시대의 왕릉 지역으로서 상경용천부 북쪽에 있다. 지난 1991년 에 발견된 곳으로서, 중국은 이를 발해 시기 최대 규모이자 최고 등급의 왕릉 지역으로 평가하고 있다.
3개의 능 가운데 제2호 능에서는 채색벽화가 발굴돼 1991년 '전국 10대 고고 발견'의 하나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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