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와 <USA투데이>는 23일(미국 현지시간) 발매되는 <슈퍼맨> 시리즈 최신호(13호)에서 "클라크 켄트(슈퍼맨이 지구인으로서 가진 이름)의 '얼터 에고'가 1940년대 첫 슈퍼맨 코믹스 출간 당시부터 근무했던 <데일리 플래닛>의 인기 리포터 직을 버린다"며 "이와 같은 결정은 <데일리 플래닛>이 대기업에 인수된 후 진척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슈퍼맨 시리즈를 출판하는 DC코믹스는 "켄트는 (신문사가 대기업에 인수된 후) 중요한 기사가 지나치게 많은 가십성 기사에 묻히는 현실에 항의해 회사를 그만둔다"고 밝혔다.
▲<슈퍼맨> 13호. ⓒDC코믹스 |
다만 켄트가 언론인의 길을 완전히 포기하진 않을 전망이다. BBC는 "'강철의 남자'(슈퍼맨의 별명)는 보다 넓은 관점을 얻기 위해 다른 언론사에 재입사하지 않고 블로거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허핑턴 포스트> 등 온라인 매체를 차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슈퍼맨 시리즈의 새로운 작가인 스콧 롭델은 "이는 27세 남성이 대기업으로부터 자신의 생각과 전혀 다른 지시를 받아 따라야만 할 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배트맨과 함께 DC코믹스 세계관을 양분하는 인기 캐릭터 슈퍼맨은 시리즈가 시작할 때부터 기자로서 지구에 적응했다. <슈퍼맨> 1호 당시는 <데일리 스타>였던 <데일리 플래닛>에서 유능한 기자로, 또 지구(미국)를 지키는 영웅으로서 지구인의 친구가 된다.
슈퍼맨의 이와 같은 변화는 언론인으로서 클라크 켄트가 가졌던 이상과 현대 언론 환경이 얼마나 멀어졌는가를 반영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당초 슈퍼맨은 "사람을 돕는데 필요한 정보를 빨리 얻기 위해" 기자가 되고자 했다.
이로써 '클라크 켄트'로서는 지구인과 별반 다르지 않게 상사에게 구박받고, 다른 매체 기자와 취재경쟁을 벌이던 슈퍼맨은, 자본에 휘둘리는 현대 언론의 틀을 벗어나 자신이 최초 꿈꾸던 목표에 더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진정한 저널리즘'을 구하기 위해 슈퍼맨은 고액의 연봉마저 포기하게 됐다. 슈퍼맨이 기자로서 받는 연봉은 10만 달러다.
슈퍼맨이 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풍자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액션 코믹스> 900호에서 슈퍼맨은 아예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기도 했다. "내 행동이 미국의 (그릇된) 정책을 돕는 수단으로 해석되는 게 지긋지긋"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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