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탈락 뒤 자살한 할머니 사위가 부자? 실제 소득은…

복지부, 사위 소득 553만원으로 부풀려…절반은 빚 압류

자녀들이 돈을 벌어도 빚이 많아 부모를 부양할 수 없다면, 정부는 노인의 기초생활수급자격을 박탈해야할까?

지난 8월 7일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서 탈락하자 경남 거제시청 앞에서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모(78) 할머니 사위의 실제 소득이 보건복지부가 해명한 553만 원보다 적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윤인순 민주통합당 의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이 할머니 딸 가족의 소명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위는 부채가 6800만 원으로 세금을 제외한 임금의 50%를 압류당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사위의 평균 소득도 553만 원이 아니었다. 올해 2월 상여금 지급으로 단 한 차례 571만 원(임금 236만 원+상여금 335만 원)을 받았을 뿐, 지난 5개월간 사위는 평균 323만 원을 벌었다. 이 월급에서 다시 압류당한 절반을 빼면 사위의 실제 소득은 160여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사위는 소명서 제출 당시 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결핵환자로 3개월간 병가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사위의 임금은 총 135만3000원(기본급 60만7000원+상여금 74만6000원)이었다.

남윤인순 의원은 "딸 소득은 260만 원으로 수급 박탈 전과 큰 차이가 없어, 사위 소득 변화가 할머니의 기초수급자격 탈락을 결정한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의 딸은 당시 자녀 둘을 대학교에 보내 상당한 학자금 부담을 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복지부는 '부양의무자가 부양을 할 수 없는 타당한 사유를 소명'하는 경우 수급자 보호가 가능하도록 지침을 내렸지만, 부양의무자인 사위가 빚이 많고 환자였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고 이 할머니의 수급 자격을 보호하지 않았다.

앞서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이 할머니의 죽음에 "분노한다"고 말하자 복지부는 지난 7일 할머니의 딸 부부는 월 813만 원(딸 260만 원+사위 553만 원)을 버는 고소득자였다고 해명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8월 7일 거제시청 앞에서 "살아가기 힘든데 기초생활 지원금 지급이 중단된 게 원망스럽다, 복지과가 뭐하는 곳인지. 법이 사람을 위해 있어야 하는데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