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학교별 등급을 매겨 채용에 반영하는 노골적 학벌 차별을 지속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동철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민주통합당)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지식경제부 산하 산업기술연구회와 14개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밝혔다.
김 위원에 따르면 ETRI는 학부 기준으로 카이스트(KAIST), 포항공대, 서울대를 25점 만점인 가 그룹으로 분류한 반면, 수도권 소재 대학과 지방 국립대 등은 나 그룹으로 묶어 20점만 부여했다. 그 외 대학 출신자로 구성된 다 그룹에는 15점을 매겼다.
즉, 같이 서울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딴 채용 후보자라 할지라도 서울대에서 학부를 마친 사람만 25점을 받고, 연세대 학사는 22점, 동아대 학사 출신은 19점을 받았다.
학부를 기준으로 학벌을 차별하는 건 한국의 대표적인 학벌 차별 의식이다.
김 의원은 "지난 10년간 다 그룹 학교 출신 연구원은 492명 중 22명으로 4.5%에 불과하고, 그나마 최근 3년간은 단 한 명도 채용되지 못했다"며 "출신학교만으로 채용상 불이익을 주는 전근대적인 '카스트제'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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