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민사회단체가 콜센터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지적하며 △점심시간 1시간 보장 △성희롱 시 전화 끊을 권리 등 노동인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노동건강연대 등 19개 단체는 18일 서울 광화문 KT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콜센터 노동자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을 발족했다.
전국에 30~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콜센터 노동자들은 평균 130~150만 원의 저임금을 받으면서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있는 실정이다.
공동캠페인단은 "콜 상담원들은 피곤해도 쉴 수 없고 전화 시간에 화장실에 갈 시간이 부족해 물도 제대로 못 마신다"며 "그 결과 대부분이 성대결절, 방광염, 목디스크 등의 질병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김진억 희망연대노조 위원장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다산콜센터 노동자의 경우, 서울시와 협약서에 맺은 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다"며 "적정인력보다 적은 인력을 채용해서 나머지는 외주업체가 착취한다"고 지적했다.
욕설과 성희롱 문제도 심각하다. 전국사무금융연맹이 지난 5월 공개한 자료를 보면, 콜센터 상담원은 월 평균 15회 폭언을 듣고 1.16회 성희롱을 겪었다. 이들 가운데 80%는 스트레스로 인한 고도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하늬 희망연대노조 교육선전국장은 "KT의 경우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말을 듣고 입에 차마 담을 수 없는 성희롱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다산콜센터의 경우 유럽축구를 중계해달라는 등 어이없는 민원전화로 노동자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콜센터 노동자들은 고객이라는 이유로 성희롱이나 폭언을 들어도 먼저 전화를 끊을 수 없다.
이에 공동캠페인단은 △성희롱 시 경영진에 통화정지 등 전화 끊을 권리 요구 △콜센터 노동자 심리상담 및 집단 산재신청 △적정 휴식시간 보장 요구 △콜센터 노동에 대한 실태조사 및 표준 수칙 마련 등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콜센터 노동자 대부분이 기간제법이 정한 정규직 채용기한인 2년보다 더 오래 일하고 있다"며 "원청이 가장 중요한 상담업무를 담당하는 콜센터 노동자를 직접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문제가 근본적으로 개선된다"고 주장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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