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 사태 부각' 장면을 제작했단 이유로 현직 PD 두 명이 징계당한 가운데, MBC PD들이 징계를 주도한 김철진 교양제작국장 징계를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파업 이후 사측의 징계를 통한 제작진 압박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MBC 노조도 결사항전 태세를 갖추고 있다.
13일 MBC 시사교양 PD협의회는 노조가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업무 복귀한 후 "학살" 수준의 징계가 이어지고 있다며 김철진 교양제작국장을 "즉각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4일 저녁 6시 방송된 <생방송 금요와이드>의 한 코너인 '이슈 클로즈업'의 갑작스러운 불방 사태로 빚어졌다. 당시 '이슈 클로즈업'은 경북 경주의 발레오 만도, 구미의 KEC에서 일어난 파업 이후 노조 탄압 사례를 취재해 방송할 예정이었다.
이들 회사는 파업 이후 노조조합원들에게 얼차려를 가하는 등 상당 수준의 인권침해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철진 국장은 "프로그램 기획의도에 맞지 않고 편향되어 있다"는 이유로 방송 당일 오전 '방송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더해 MBC는 지난 11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금요와이드>의 이영백 메인 PD와 김정민 PD를 각각 정직 3개월, 정직 2개월의 중징계에 처하기로 결정했다. 또 김철진 국장을 비판하는 글을 남겼던 민병선 PD도 정직 1개월 징계에 처했다.
시사교양 PD들은 사실상 사측의 노조 탄압 사례를 방송에서 다루려했다는 이유로 해당 PD들이 중징계에 처해졌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성명을 내 "징계의 사유는 직원에게 오리걸음과 한강철교를 시키는 상황을 '세상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느낀 시사교양PD의 당연한 문제의식뿐"이었다며 "앞으로 회사와 직원 사이의 문제라면 얼차려를 시키든 폭행을 하든 MBC에서는 절대로 다룰 수 없다는 얘기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조직개편으로 인해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나뉘어진 시사교양국 PD 중 징계 수준의 인사조치를 받은 이는 업무복귀 이후 해고 1명, 정직 7명, 교육 10명, 강제발령 7명 등 총 25명에 달한다.
PD들은 "시사교양PD 조합원 중 42%에 달하는 사람들이 고통 속에 떠돌고 있다"며 PD들이 아닌 김철진 국장을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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