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노조가 불법파견 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투쟁하는 조합원의 정규직 전환을 우선 요구한다고 밝혔다.
울산 비정규직노조는 27일 쟁의대책위원회 속보를 통해 하루 전 긴급 확대간부회의에서 앞으로 투쟁방향을 논의했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공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합원 우선 정규직 전환'에 대한 요구가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보다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한다. 회사가 이 안을 받지도 않을 것일 뿐더러, 불법 파견돼 정규직 전환대상인 비정규직 사이에 '산 자'와 '죽은 자'를 가르는 것이 옳느냐는 문제제기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울산 비정규직노조 관계자는 "투쟁하는 조합원이든 비조합원이든 권리를 쟁취하자는 취지"라며 "회사가 정규직화에서 제외하고 싶은 모든 대상자가 조합원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투쟁을 통해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노조의 문은 언제든 열려 있다"고 답변했다.
울산 비정규직노조 관계자는 또한 "노조가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화하라는 안을 포기한 건 아니다"라면서 "다만 회사가 불법파견 문제를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 만큼, 우리는 회사에 불복할 것인가 혹은 단 한 명이라도 불법파견을 인정받는가라는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울산 비정규직노조가 원하는 것은 '신규 채용'이 아니라 불법파견 인정에 따른 '정규직 전환'인 만큼, 회사가 신규 채용안을 고수할 경우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반면에 회사가 불법파견을 인정한다면 노조는 단계적 '정규직 전환'안이라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울산 비정규직노조는 또한 현대차의 '사내하청 노동자 일부 선별 신규채용안'을 폐기하고 이 문제를 불법파견 특별교섭에서 다룬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앞서 현대차는 정규직 노조와의 임금협상에서 비정규직 8000명 가운데 3000명을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일부 선별해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비정규직노조는 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 문제를 임금교섭(본교섭)에서 따로 떼어내 비정규직노조가 협상 주체로 참여하는 불법파견 특별교섭에서 협상해달라고 요구했다.
정규직노조는 비정규직노조의 요청을 받아 이 안건을 24일 대의원대회에 상정했지만 갑론을박 끝에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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