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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관계 5대 키워드

[中國探究] 한중 수교 20주년 <1>

한중 수교 20년은 중국의 경제대국 급부상과 이를 가장 잘 활용한 한국의 관계사로 규정할 수 있다. 한국은 대중국 무역과 투자가 동시에 급증하면서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무역수지 흑자액보다 더 많은 이익을 중국에서 일궈냈다. 경제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중국의 성장효과가 고스란히 한국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성장하면 한국도 성장했고 중국이 수출을 잘하면 한국도 실적을 냈다.

엇갈린 측면도 나타났다. 수교 당시 비슷해보였던 두 국가의 체급은 경제와 교역 규모 등에서 이미 상당한 격차로 벌어졌다. 기업경쟁이 치열해져 앞으로 중국시장은 낙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나아가 지난 20년 대중국 경제교류의 기본 틀이었던 가공무역이 시효를 다해가며 이제는 새로운 협력구조를 만들어야할 상황이 됐다. 한중 수교 20년의 경제효과와 과제를 핵심 키워드별로 짚어본다.

□ 급팽창(Expansion) : 유례없는 무역-투자 장기 동시 급증

한중 수교 20년의 가장 극적이며 상징적인 변화로는 경제교류의 양적 증가를 꼽을 수 있다. 대중 수출이 1992년 26억 5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1,341억 6천만 달러로 50배 늘었다. 이 때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약 7배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급팽창이라 할 만하다. 같은 기간 수입은 23배, 교역은 35배 증가세를 보였다.


흔히 중국을 우리나라 최대 무역수지 흑자시장으로만 알고 있지만 사실 1992년까지는 한국의 적자가 매년 심화되는 구조였다. 흑자로 돌아선 것은 1993년부터인데 이때가 한중 간 경제교류에서 가공무역이 자리 잡기 시작한 시점이다. 즉 수교에 이어 한중 투자협정 등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자 대중 직접투자가 증가했고 이렇게 중국에 들어간 공장과 기업들이 한국산 원부자재와 중간재를 수입했다. 결국 한중 수교가 대중 무역수지를 적자에서 흑자로 바꿔놓은 결정적 계기로 작용한 것이다. 1992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이 중국에서 일궈낸 누적 무역수지 흑자액은 2,955억 달러로 3천억 달러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한국 전체 누적 무역수지 흑자액(2,504억 달러)보다 20%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하지만 대중 무역수지 흑자의 대폭 증가로 중국 측의 무역불균형 해소 요구가 끊이지 않아 양국 간 구조적인 통상현안으로 대두됐다.


중국시장의 위상변화를 알 수 있는 다른 기준으로 수출품목 수를 볼 수도 있다. 대중 수출품목(HS CODE 4단위 기준) 수는 지난 1992년 750개에서 지난해 1,056개로 306개가 늘었다. 같은 기간 대미 수출품목 수는 866개에서 961개로, 대일 품목 수는 997개에서 1,065개로 증가한데 그쳤다. 수출 품목 수 추이에서 중국이 미국과 일본 시장을 모두 앞지른 반면 對美와 對日은 올 들어 각각 정체 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 동행성(Comovement) : 한-중 경제성장률, 무역 동조성 확대심화

상호 경제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중국의 성장효과가 고스란히 한국으로 전해진 점이 특징적이다. 중국이 성장하면 한국도 성장했고 중국의 수출실적이 좋으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양국 경제의 상관성을 나타내는 기준의 하나로 상관계수가 있다. 한-중 간 경제성장률 상관계수는 수교 이전 마이너스(-)였으나 2011년 +0.8 수준으로까지 확대됐다.(IMF, 2011) 중국과 기타 주요국의 계수와 비교해 가장 높고 극적인 확대 추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중국경제가 성장하면 한국경제도 성장한다는 의미다.

한국의 대중 수출은 중국의 수출 및 수입과도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지난 20년간 중국의 경제성장률/수출입 증가율과 한국의 대중수출 증가율을 3구간 이동평균 추세선으로 비교할 때 한국의 대중수출은 중국의 수출입증가율과 매우 강한 동행성(同行性)을 보이고 있다.


요인별·기간별 상관계수(correlation coefficient, r) 분석에서 한국의 대중 수출은 중국의 수출입증가율에 따라 큰 영향을 받고 있으며 최근 들수록 그 강도가 커졌다. 최근 5년(2007∼2011) 중국 수출증가율/수입증가율과 한국 대중수출의 상관계수는 각각 0.9를 초과, 매우 강한 상관성을 보이고 있다. 다만 같은 기간 중국 성장률과 한국 대중수출의 상관계수(0.319)는 높지 않은 수준이다.


한편 수교 후 20년을 경과하면서 대중국 수출품목 구조도 크게 변화했는데 이는 중국의 성장과 발전에 따른 수입수요와 구조의 변화, 한국기업의 대중국투자 확대에 따른 원부자재·중간재 수입 증가 등을 그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대중 수출 1위 품목이 '92년 철강제품(점유율 30.2%)에서 '11년 전자부품(31.2%)으로 변화했다. 석유화학제품(2위)은 큰 변화가 없으나 기타 10위권 내 품목구조는 뚜렷하게 바뀌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상위 10대 품목 비중이 전체 대중수출이 83.2%('92)와 85.7%('11)로 상승해 소수품목 집중현상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 북상남하(Northward & Southward) : 對中 수출은 北上, 투자는 南下

한중 교역초기에 대중국 수출의 흐름은 주로 광둥성 등 화남권으로 향했으나 이후 북쪽으로 확산되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1990년대 우리나라 대중수출의 40% 이상을 화남권이 차지했다. 중국과의 직교역이 불가능하던 시기에 주로 홍콩을 통한 간접교역의 영향이 이 시기까지 이어진 것이다. 화남권의 비중은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 20%대로 급락한 반면 같은 기간 화동권 비중은 10%대에서 40%대로 급상승했다. 화남권의 장쑤(江蘇)성은 2000년 중반 우리기업의 현지투자 급증에 따른 원부자재 수출 확대로 인해 2005년 이후 중국 내 최대 수출지역으로 부상했고 2012년 1~6월 기준으로 대중 수출의 약 25%가 장쑤성으로 향하고 있어 중국 내 최대 수출지역이다. 중·서부권의 경우 미미한 수준이지만 비중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중국 투자는 이와 역방향의 흐름을 보였다. 1992년 12월 271건, 2억 6백만 달러였던 대중 직접투자금액(실행기준 누계)은 올해 3월말 현재 2만 2천 건, 369억 달러로 각각 80배(건수)와 180배(금액)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 총 해외투자의 42.3%(건수, 1위)와 18.8%(금액, 미국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건당 평균 투자금액은 1992년 83만 달러에서 2012년 들어 5백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갈수록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중 투자는 산둥성 및 동북3성 비중이 1992년 71.2%(건수)와 56.0%(금액)로 절대적이었으나 올해 3월 말 기준 각각 15.8%(건수)와 16.3%(금액)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화동권(상하이, 장쑤, 저장) 비중은 7.6%(건수)와 8.2%(금액)에서 38.9%(건수)와 25.1%(금액)로 급속히 확대됐다.
▲ ⓒ프레시안

□ 체급변화(Weight) : 中 '규모의 경제'로 한국과 격차 벌여

수교 당시 한·중 경제규모는 한국이 앞서거나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이후 중국은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한국과의 격차를 갈수록 벌이고 있다. 국내총생산액(GDP) 규모는 1992년 한국 3,299억 달러(세계 14위), 중국 4,227억 달러(10위)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이 급팽창했다. GDP 규모의 한·중 비율은 수교하던 해에 1(한):1.3(중)에서 지난해 1(한):6.5(중)로 중국이 한국보다 6배 이상 많아졌다. 한·중 수교 후 20년 동안 한국은 세계 10위권 중반에 머물고 있으나 중국은 10위에서 2위로 도약했다.


1인당 GDP 규모는 중국의 과다한 인구 특성 상 한국이 여전히 앞서 있으나 갈수록 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1992년 당시 중국은 한국의 4.8%에 불과했으나 2011년에는 한국의 약 4분의 1 수준까지 따라왔다. 이 기간에 중국의 1인당 GDP 세계 순위는 156위에서 84위로 도약했다.
▲ ⓒ프레시안

수출액은 1991년까지 한국이 중국을 앞서 있었으나 수교하던 해에 역전됐고 이후 중국이 한국을 큰 폭의 격차로 추월했다. 지난해 중국(1조 9,015억 달러)은 세계 1위, 한국(5,625억 달러)은 세계 7위로 중국이 한국보다 3.4배 많은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교역액은 한국이 1조 달러를 돌파했으나 중국은 3조 달러 돌파했다.

해외직접투자액의 경우 2000년대 중반까지는 양국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큰 격차가 없었으나 2005년부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2011년 누계 기준으로 한국은 1,966억 달러, 중국은 3,823억 달러로 중국이 한국보다 약 2배가량 많다.

□ 코피티션(Copetition) : 협력 속의 경쟁, 경쟁 속의 협력 불가피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기업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점은 앞으로 중국시장을 낙관만 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경쟁관계를 나타내는 두 가지 핵심지표로 살펴보자. 현시비교우위(RCA, Revealed Comparative Advantage)지수를 통해 분석한 중국시장 내 한국 상품의 경쟁력 수준은 품목별로 엇갈려 나타났다. 광학기기는 2000년대 중반까지는 경쟁력 열세 품목이었으나 이후 경쟁력이 급상승해 중국시장에서 '매우 경쟁력 있는 품목'으로 전환됐다.(지수추이 : 0.21, 0.18, 0.19, 0.33, 0.60, 0.92, 0.90, 1.26, 1.60, 2.18, 2.35, 2.43, 2.57) 유기화학품은 일부시기를 제외하면 지수 2.0 이상으로 비교적 경쟁력 있는 품목으로 분류된다. 최대 수출품목인 전기전자와 기계류는 지수 소폭상승세 속에 보통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광물성 연료의 경우 해마다 경쟁력이 뚜렷하게 약화되는 경쟁력 열세 품목이 됐다.

한중 간 상품교역이 종래 산업 간 교역에서 산업 내(품목간) 교역으로 점차 전환되고 있는 점도 특징적이다. 우리나라 대중국 10대 수출품목(MTI 2단위)의 대중국 무역특화지수(TSI)는 전체적으로는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중국의 생산력 확대추세에 따라 품목별로 한국의 수출특화 약화(경쟁력)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향후 대중국 교역 경쟁력 유지에 노력해야할 시점이다. 올해 1~6 실적 기준 비교적 강한 수출특화품목(TSI 0.5 이상)으로는 석유화학제품(0.84), 광물성연료(0.73), 전자부품(0.52), 산업용기계(0.51) 등이 있다. 약한 수출특화품목(TSI 0~0.5 미만)은 수송기계(0.40), 기초산업기계(0.37), 비철금속제품(0.32), 산업용전자제품(0.05) 등이며 철강제품(-0.44)은 이미 강한 수입특화품목으로 가 있다. 정밀화학제품(-0.18)에 이어 산업용전자제품(0.05)도 조만간 수입특화품목으로 전환될 것이 우려된다.

▲ ⓒ프레시안

한국의 대중국 경제교류는 수교 후 20년 동안 양적인 팽창은 했으나 이제 미래 20년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질적인 업그레이딩이 필요한 시점이다. 종래 교류 구조가 협력 위주였다면 수년 전부터 경쟁 요소가 확대되면서 상호보완성과 경합이 공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교 20년의 대중국 경제교류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아래와 같다.

양국 관계가 산업간 교역(Inter-Industry Trade)에서 산업 내 교역(Intra-Industry Trade)으로 급속 이전 조짐이 있으며 양국의 신산업 정책(韓 신성장동력산업, 中 7대 신흥전략산업)의 중복경향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은 역내 新국제분업구조를 본격 모색해야 한다.

기존 대중 주력 수출품목에서 중국시장 내 경쟁력 약화 및 대중국 무역특화지수 악화 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수입수요가 부품 보다는 소재 위주로 재편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수출에 노력해야 한다.

종래 중국시장이 선택과 집중형 시장이었다면 향후에는 중국이 필요로 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 진출해야 한다. 대중국 투자는 서비스업 신규 진출 또는 기진출 제조업과 서비스업과의 연계에 노력하고 내륙지역 진출은 F/S 등 충분한 사전준비와 특화전략이 선행돼야 한다.

미래 20년은 중국경제의 지속 팽창 속에 한·중 경제관계가 더욱 극적인 전환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국 간 경제산업 구조에 새로운 연결고리(New Linkage)를 서둘러 구축해야 하며 (윈-윈 협상이 전제될 경우) 한·중 FTA가 하나의 툴(tool)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거시정책 동향과 경제산업구조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기 위한 연구 분석 기능을 국가 및 기업 차원에서 확충해야 할 것이다.

▲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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