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저녁 서울 여의도에서 시민 4명이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일어나자, 피해자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 지혈을 한 시민이 쌍용차 해고노동자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는 경찰관 두 명도 있었지만 별다른 대처를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남섭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새누리당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50m 정도 거리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며 "도착해보니 피해자 한 분이 반쯤 주저앉은 채 맨손으로 피 흘리는 옆구리를 막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는 가해자가 도망친 직후여서 주변에 가해자가 있을지도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었다. 시민 중 어느 누구 하나 나서지 못한 채 피해자를 빙 둘러싸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김 사무국장은 "현장에는 경찰도 두 명 있었는데, 그 분들은 쌍용차 농성을 막기 위해 새누리당 당사에 배치된 경찰들이라 이런 사건에는 경험이 없었는지 제대로 상황 대처를 못하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이 "지혈을 해야 한다"고 말하자 경찰 두 명은 물수건을 구하러 떠났다. 그 사이 그는 시민이 건네준 손수건을 받아서 피해자의 상처 부위를 지혈한 뒤 구급차가 올 때까지 피해자 곁을 지켰다.
김 사무국장은 당시 흉기 난동이 벌어진 곳 근처에서 '쌍용차 사태 해결 촉구 문화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지난 8월 8일부터 거의 매일 새누리당 당사에서 노숙농성을 벌여왔다.
경찰에 대한 쓴 소리도 이어졌다. 김 사무국장은 "경찰이 우리(쌍용차 조합원)한테는 피를 흘리고 있어도 달려드는데 범인을 검거할 때는 무서운가보다"라며 "새누리당사에서도 우리가 욕만 해도 해도 일부 경찰은 무조건 연행해간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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