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2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독도 방문 등에 유감을 표명한 서한을 반송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국제법 전문가와 외교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청취한 결과 대통령이 항의 서한을 접수해 답변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인 것을 감안, 반송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다 총리의 서한은 이르면 23일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정부에 반송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서한에는 이 대통령이 다케시마(竹島ㆍ독도의 일본식 표현)에 상륙했다고 돼있는데 이 대통령은 다케시마를 방문한 사실이 없으며 우리 영토인 독도를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팩트가 사실이어야 하는데 사실이 아닌 팩트를 갖고 답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서한을 반송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관련, 법적인 측면과 앞으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측면을 면밀히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자는 "일본 총리가 처음으로 서한을 통해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는데 (받을 경우) 선례를 남길 필요가 있느냐는 점과 우리의 독도에 대한 법적 입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는지를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총리 서한을 반송한다는 것이 외교적 결례가 되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결례가 된다고 해서 우리 원칙을 수정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일본 역시 이번 서한 발송과정에서 외교적 예양(예법)에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노다 총리의 서한에 대해 ▲답신하지 않거나 무대응하는 방안 ▲서한을 반송하는 방안 ▲독도에 대한 우리 입장을 다시 밝히며 반박하는 내용의 답장 서한을 보내는 방안 등 세 가지를 놓고 고심해 왔다.
이에 앞서 일본 측은 전날 우리 정부에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제안하는 내용의 구상서(외교서한)를 전달했다.
일본이 독도 문제를 ICJ에 회부하자고 우리 정부에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은 1954년과 1962년 이후 50년 만이다.
정부는 구상서의 내용 분석에 착수했으며 조만간 외교공한을 통해 "ICJ 제소 제안에 응할 수 없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일본에 전달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구상서 내용을 잘 분석해서 그 결과에 기초해 우리 입장을 잘 담아서 보낼 것"이라면서 "기록으로 남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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